[문수철 기자가 본 세상 데스크 칼럼] 김보라 안성시장 ‘승세도약’ 선언...책임과 실행의 해

안성시, 산업구조 개편으로 경제혁신 추구
환경과 에너지 전환을 통해 지속 가능한 발전 도모
‘승세도약’이라는 단어에 담긴 선택과 책임

 

6일 오후 2시, 안성시 평생학습관 2층에서 열린 신년기자회견은 전반적으로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새해 시정 운영 방향을 설명하는 자리였지만, 이날 회견은 성과를 정리하는 동시에 현재 안성시가 마주한 현실적 제약을 함께 드러낸 자리이기도 했다.

 

김보라 시장은 올해 시정 화두로 ‘승세도약(乘勢跳躍)’을 제시하며, 그간 추진해 온 정책의 흐름을 이어가되 한 단계 더 나아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다만 그 메시지는 과장되기보다는 절제돼 있었고, 성과와 과제를 동시에 언급하는 방식으로 전개됐다.

 

누적된 성과, 방향을 만든 행정

 

김 시장이 강조한 성과는 단기간에 눈에 띄는 수치보다는 중장기적 변화에 가까웠다. 반도체 소부장 산업 육성, 산업진흥원 출범 준비, 미래 모빌리티 기반 조성 등은 도시 산업 구조를 점진적으로 바꾸려는 시도다. 에너지 전환과 탄소중립 정책 역시 선언에 머물지 않고, 공공부지 태양광과 분산에너지, 농촌형 에너지 모델 등 실행 단계로 옮겨지고 있다는 점이 강조됐다.

 

생활인구와 통합돌봄, ‘사람’을 중심에 두다

 

이번 회견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생활인구’와 ‘통합돌봄’이다. 정주 인구 감소라는 구조적 한계를 인정한 뒤, 머무르고 다시 찾는 도시로의 전환을 이야기한 점은 현실적이다. 문화도시 사업, 고향사랑기부제, 남사당 바우덕이 축제 등 안성만의 자산을 생활인구 정책과 연결하려는 시도도 구체적이다.

 

통합돌봄 역시 선언적 복지를 넘어 실행 단계로 옮기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안성맞춤 커뮤니티케어, 1인가구 지원, 달빛 어린이병원, 공공산후조리원 추진 등은 생애주기 전반을 아우르려는 구조다. 복지를 ‘확대’가 아닌 ‘연결’의 관점에서 설명한 점은 비교적 설득력이 있다.

 

예산 삭감, 정책의 속도를 늦추는 변수

 

이날 회견에서 간접적으로 드러난 또 하나의 핵심은 시의회 예산 삭감 문제다. 김 시장은 직접적인 표현을 자제했지만, 일부 핵심 사업의 예산이 조정되면서 정책 추진에 제약이 생기고 있다는 점은 분명히 인식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지방의회의 예산 심의·조정 권한은 존중돼야 한다. 다만 정책의 연속성과 시민 체감도를 고려할 때, 반복적인 삭감이나 방향성 없는 조정은 행정의 추진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특히 산업 육성, 복지 인프라, 에너지 전환과 같이 중장기 투자가 필요한 분야는 단년도 예산 논리로 접근할 경우 성과가 왜곡될 가능성도 있다.

 

결국 예산은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선택의 문제다. 무엇을 줄이고 무엇을 지킬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과 책임 있는 설명이 행정과 의회 모두에게 요구되는 시점이다.

 

앞으로의 할 일, 조율과 설득

 

앞으로 안성시가 풀어야 할 과제는 분명하다. 정책의 방향은 비교적 명확해진 만큼, 이제는 실행의 속도와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행정부 내부의 추진력뿐 아니라 시의회와의 정책적 조율, 시민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설득이 필수적이다.

 

1조 2,840억 원 규모의 예산이 진정한 의미를 갖기 위해서는, 삭감과 증액의 공방을 넘어 ‘어떤 도시를 만들 것인가’에 대한 공감대가 먼저 형성돼야 한다. 정책이 멈추지 않으면서도 견제가 작동하는 구조, 그것이 지방자치가 지향해야 할 모습일 것이다.

 

차분한 메시지, 남겨진 숙제

 

김보라 시장의 이번 신년기자회견은 과도한 자신감도, 방어적인 태도도 없었다. 성과를 인정하되, 예산과 제도라는 현실적 제약 속에서 앞으로의 할 일을 분명히 인식하는 모습이었다. 도시 행정은 말보다 과정에서 평가받는다.

 

2026년, 안성시는 이미 방향을 잡았다. 이제 남은 것은 그 방향이 예산과 제도, 그리고 정치적 조율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시민의 일상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다. 신년기자회견은 그 출발선에 다시 서 있음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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