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조의 파업은 절차를 지킨 이상 법적으로 보장된 권리다. 이 점에서 이번 사안을 불법·부당으로 단정하는 것은 무리다. 그러나 지금 논쟁의 중심에는 법이 아니라 ‘공감’이 서 있다. 노조는 ‘공정한 보상’을 요구한다. 성과에 비해 합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 자체는 원칙적으로 타당하다. 문제는 이 ‘공정’이라는 기준이 한국 사회 전체에서 동일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데 있다. 오늘 한국 사회의 다수에게 공정은 곧 생존의 기준이다. 누군가는 하루 매출을 걱정하며 버티고, 누군가는 인건비를 감당하지 못해 직원을 줄인다. 이런 현실 속에서 대기업 노조의 파업은 어느 순간 ‘권리의 문제’가 아니라 ‘거리감의 문제’로 인식된다. 여기에 ‘삼성’이라는 이름이 가진 상징성까지 더해진다. 삼성은 단순한 한 기업이 아니다. 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 한국 경제의 핵심 축을 담당하는 구조적 존재다. 이런 기업에서 벌어지는 파업은 개별 노사 갈등을 넘어 산업 전반과 경제 심리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작용한다. 그만큼 사회가 요구하는 책임의 수준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지금의 파업이 유독 큰 반감을 부르는 이유는 ‘강도’에 있다. 요구를 제기하는 것과 그 요구를
경기도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추진된 진보·민주 진영 단일화가 깊은 혼란에 빠졌다. 애초 단일화는 분산된 지지 기반을 하나로 모아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었다. 그러나 현재 흐름은 그 취지와 정반대로 전개되고 있다. 통합을 위한 장치였던 단일화가 오히려 내부 균열을 드러내는 계기로 작용하면서, 그 존재 이유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이번 사태의 본질은 단순한 결과 논쟁이 아니다. 누가 후보가 됐는지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과정이 정당했는지에 대한 문제다. 혁신연대는 스스로 절차적 문제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단일화 결과를 그대로 확정했다. 이 지점에서 단일화는 더 이상 결과 경쟁의 문제가 아니라 ‘신뢰’의 문제로 전환됐다. 정상적인 절차라면 선택은 명확하다. 문제가 발생하면 멈추고, 검증하고, 다시 시작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이번 단일화는 그 반대의 흐름을 보였다. 문제를 인정했음에도 결과를 유지했고, 그대로 공표했다. 이는 절차를 통한 정당성 확보가 아니라, 결론을 유지하기 위한 과정의 재구성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특히 단일화 과정에서 ‘수사 의뢰’라는 표현이 등장한 점은 사안을 더욱 무겁게 만든다. 이는 단순한 내부 갈등이 아니라, 시스템 내부
경기도교육감 선거를 앞둔 민주진보진영의 단일화 작업이 막바지로 향하고 있다. 여론조사와 선거인단 투표를 병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이번 단일화는, 분열된 지지층을 하나로 모아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목표 아래 출발했다. 여론조사는 오늘부터 3일간, 선거인단 투표는 내일부터 3일간 이어진다. 절차는 시작됐고, 이제 남은 것은 유권자의 선택이다. 애초 단일화의 취지는 분명했다. 비슷한 가치와 철학을 공유하는 진영 내 후보를 하나로 모아 보수·진보 구도를 선명히 하고, 교육 정책의 방향성을 명확히 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현실의 과정은 단순하지 않았다. 단일화라는 이름 아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히면서 연대보다는 경쟁과 견제가 더 부각되는 장면이 반복됐다. 일각에서 “단일화가 아니라 또 하나의 선거”라는 냉소가 나오는 것도 이런 피로감과 불신을 반영한다. 그럼에도 지금 시점에서 핵심은 과정의 공방이 아니다. 단일화가 어떤 결과를 만들어내느냐, 그리고 그 결과가 실제 교육 현장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느냐가 관건이다. 교육감 선거는 정당의 승패를 가르는 자리가 아니라 학생과 교사, 나아가 교육 현장의 미래를 설계하는 자리라는 점에서다. 하지만 그동안의 흐름을 돌아보면,
경기도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민주진보 진영이 추진 중인 단일화가 중대한 분기점에 서 있다. 애초 목표는 분산된 지지 기반을 하나로 모으는 ‘연대’였지만, 현실에서는 “연대인가, 경쟁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이 제기될 만큼 경쟁 구도가 부각되고 있다. 단일화라는 공동 목표에도 불구하고 과정에서 나타나는 이견과 갈등이 점차 확대되는 양상이다. 이번 단일화의 출발점은 분명했다. 단일화는 본래 “분산된 지지 기반을 하나로 묶기 위한 전략”이라는 인식 아래 민주진보 진영이 힘을 합쳐 보수 진영에 맞서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현재 흐름에서는 “연대의 효과보다 경쟁 구도가 더 부각되고 있다는 지적”이 안팎에서 나온다. 각 인물의 정치적 이해와 향후 행보가 얽히면서 단일화가 ‘힘의 결집’이 아니라 ‘힘의 재배치’를 둘러싼 경쟁으로 비치는 대목이다. 갈등 국면의 중심에는 시간과 방식, 그리고 결단의 문제가 놓여 있다. 박효진 예비후보는 최근 “후보들이 직접 나서 정리해야 한다”고 공개 발언하며 조속한 결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단일화 과정의 장기화가 불러올 “피로감과 불확실성”을 경고한 셈이다. 실제로 민주진보 진영 내부에서는 단일화 논의가 길어질수록 지지층
용인특례시가 최근 석성산성을 경기도 기념물로 지정·고시하면서, 지역의 오랜 유산이 뒤늦게나마 제도권 보호의 울타리 안으로 들어왔다. 그러나 이 한 줄짜리 행정 고시는 결승점이 아니라 출발선에 가깝다. 기념물 지정은 성과의 리본이 아니라 앞으로 감당해야 할 책임의 무게를 공식화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 천년의 시간, 그러나 너무 오래 방치된 유산 천년의 시간이 켜켜이 쌓였지만 석성산성은 여전히 ‘제대로 된 문화재’가 아니다. 한강 유역과 남부 내륙을 잇는 길목을 내려다보는 이 산성은 삼국시대 군사 거점으로 추정되는 유적으로 단순한 지방 산성이 아니라 수도권 남부 방어 체계의 핵심 축으로 평가된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석성산성을 대하는 현실은 냉혹했다. 석성산성은 오랜 세월 시민들에게는 그저 인기 있는 등산 코스의 일부로 소비돼 왔다. 성벽은 여기저기서 끊겨 있고 유적의 구조와 의미를 설명해 줄 안내 체계는 부실하다. 산성을 둘러싼 역사적 맥락과 군사 전략, 당시 생활상을 입체적으로 전달해 줄 ‘스토리’도 사실상 부재하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황을 단순한 무지의 결과로만 보지 않는다. 석성산성의 존재와 가치가 학계와 지자체에 이미 상당 부분 알려져 있었음에도,
수원군공항 이전을 둘러싼 갈등이 임계점을 넘어섰다는 지적이 거세지고 있다. 수원시는 군공항을 ‘경기국제공항’으로 재탄생시켜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고, 화성시는 “절대 수용 불가”라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하며 정면으로 맞서고 있다. 한쪽은 “발전”을, 다른 한쪽은 “생존”을 말하는 이 대립은 수년째 이어져 왔지만, “이 싸움에는 끝이 보이지 않는다”는 냉소만 키우고 있다. 갈등의 뿌리는 분명하다. 어느 지역도 군공항을 받아들이지 않으려 한다는 점이다. 전투기 소음과 안전 문제, 고도 제한, 개발 규제 등 군공항이 가져오는 현실적 부담은 막대하다. “어느 지역도 군공항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말은 단순한 과장이 아니라, 그간 후보지 논의가 번번이 좌초된 과정을 통해 이미 확인된 현실이다. 전문가들은 “결국 ‘이전’이라는 해법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갈등을 다른 지역으로 떠넘기는 방식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수원시는 군공항 이전과 민간공항 건설을 연계한 ‘경기국제공항’ 카드로 지역 경제 도약을 꿈꾼다. 시는 “공항을 기반으로 한 경제 활성화, 교통 허브, 국제도시 도약”을 강조하며, 군공항 이전을 도시 재편의 기회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경기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진보 진영 단일화가 다시 거센 파열음을 내고 있다. “단일화는 정치적 기술이 아니라 약속”이라는 외침이 나오는 가운데 그 약속을 둘러싼 ‘방법’ 논쟁이 후보 간 갈등을 넘어 진영 전체의 신뢰 문제로 비화하는 모양새다. 논란의 중심에는 유은혜 예비후보 캠프와 안민석 예비후보 측의 충돌이 있다. 유은혜 캠프는 최근 성명에서 안 후보 측을 향해 “안민석 후보의 ‘단일화 파행 시도’를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며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핵심 쟁점은 이미 합의된 규약을 뒤집는 ‘여론조사 100% 방식’ 주장과 선거인단 방식을 둘러싼 이중적 태도라는 게 유 캠프의 시각이다. 유 캠프는 “단일화는 정치적 기술이 아니다. 그것은 약속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수많은 시민과 단체 앞에서 공적으로 맺은 사회적 계약”이라고 못 박는다. 이번 경기도교육감 단일화가 “164개 교육·시민사회단체와 1,400만 도민 앞에서 이루어진 합의였다”는 점을 강조하며, “그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고 지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약속이 “유불리의 문제로 재해석되기 시작하면 단일화는 더 이상 공정한 경쟁의 장이 아니라 전략적 계산의 도구로 전락한다”는 경고가 뒤따른
[경기헤드라인=문수철 기자] 안민석 예비후보 선거대책본부가 최근 후보 단일화 방식과 관련해 “선거인단 투표는 조직 동원과 불법 금권 선거를 조장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으면서 정치권 논쟁이 거세지고 있다. 그러나 이 발언을 둘러싼 논쟁의 본질은 단순한 단일화 방식 문제가 아니다. 더 근본적인 질문은 이것이다. 민주적 참여 절차를 정치적 의심의 대상으로 규정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가라는 문제다. 선거인단 제도는 특정 정치세력만의 방식이 아니다. 국내 주요 정당의 경선 과정에서 오랫동안 활용돼 온 대표적인 참여형 민주주의 절차다. 정치에 관심을 가진 시민이나 당원이 스스로 참여 의사를 밝히고 투표를 통해 후보를 선택하는 구조다. 이런 제도를 두고 “조직 동원” 가능성을 이유로 문제 삼는다면, 이는 결과적으로 정치 참여 자체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인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물론 현실 정치에서 조직 동원이나 금권 선거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것은 선거인단 방식 자체의 문제라기보다 불법 행위를 어떻게 관리하고 단속하느냐의 문제다. 어떤 제도든 악용 가능성은 존재한다. 그 가능성을 이유로 제도 자체를 문제 삼기 시작하면, 정치 과정에서 시민
“왜 수원의 문제를 화성이 떠안아야 하는가.” 수원 군공항 이전 논쟁이 다시 정치권의 한복판으로 떠오른 가운데, 시민들의 질문은 놀라울 만큼 단순하고도 직설적이다. 수원 군공항 이전을 둘러싼 갈등의 본질을 관통하는 이 물음에 대해 “지금까지 누구도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는 점이 이 사안을 더욱 첨예하게 만들고 있다. 수원 군공항은 1950년대 조성된 군사시설이다. 당시에는 도시 외곽이었던 이 지역이 이후 수원 도심이 급속히 팽창하면서 공항 주변에 주거지와 상업시설이 들어섰고, 결국 군공항은 도시 중심에 남게 됐다. 그 결과 등장한 해법이 바로 군공항 이전이다. 수원시는 소음과 안전 문제를 이유로 꾸준히 이전을 요구해 왔고, 정치권 역시 “군공항 이전”을 지역 현안 해결책으로 반복해 제시해 왔다. 하지만 문제는 그 다음이다. 수원에서 밀려난 군공항의 이전 후보지로 꾸준히 거론되는 곳이 바로 화성시다. 이 구조를 냉정하게 들여다보면 본질은 명확해진다. 수원은 개발하고, 화성은 소음과 위험을 떠안는다. 군공항 이전 논쟁이 불러온 불편한 진실이 바로 여기에 있다. 수원 도심은 군공항 이전으로 개발 이익을 얻고, 대신 인근의 또 다른 대도시가 전투기 소음과 각종
오는 6월 치러지는 경기도교육감 선거가 다시 ‘이름값 경쟁’으로 흐르고 있는 가운데, 30년 넘게 교단을 지킨 한 평교사 출신 후보가 다른 질문을 던지고 있다. 경기도교육감 예비후보로 나선 박효진 씨는 스스로를 “학교를 아는 교육감”이라 소개하며 “누가 더 유명한가가 아니라, 누가 교실을 가장 잘 아는가”를 기준으로 선택해 달라고 호소한다. 박 예비후보의 이력은 화려하지 않다. 대형 교육기관을 총괄한 경력도 중앙 정치권에서 쌓은 굵직한 타이틀도 없다. 대신 “30년 평교사 박효진의 도전”이라는 문장 그대로, 그는 30년 넘게 승진 대신 교실을 선택해왔다. 그는 스스로의 길을 두고 “승진의 사다리를 오르지 않았다는 뜻이 아니라, 아이들 곁을 떠나지 않았다는 뜻”이라고 말한다. 그가 지나온 30년은 교육현장의 격변기와 정확히 겹친다. 과밀학급 문제를 몸으로 겪었고, 수차례의 교육과정 개편을 통과했다. 교권 논란이 거세게 일었을 때는 “교권 논란과 학부모 민원의 격랑을 몸으로 버텨냈다”고 회상한다. 여기에 디지털 전환과 AI 수업 도입이라는 거대한 변화도 “교실 한복판에서 경험했다”고 강조한다. 박 예비후보는 “이 30년은 단순한 경력이 아니라 현장을 통째로 기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