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효진 경기도교육감 예비후보 기자간담회.. “정책은 교실에서 검증돼야 한다”

사교육비 제로·공공학습지원센터·공립대안학교 확대
“학교를 아는 교육감이 학교를 바꾼다”

 

[경기헤드라인=문수철 기자] “교육의 주인을 교실로 돌려놓겠다” 경기도교육감 선거에 나선 박효진 예비후보가 11일 선거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신의 교육 철학과 핵심 공약을 발표했다.

 

박효진 경기도교육감 예비후보는 통계나 보고서가 아닌 교실을 정책 평가의 기준으로 삼아왔다며 스스로를 ‘현장교육전문가’로 소개했다. “저는 늘 ‘이 정책이 학생과 교사에게 어떤 하루를 만드는가’를 물어왔습니다. 교육은 책상이 아니라 교실에서 완성됩니다.” 행정 경험 부족 지적에 대한 답변도 분명했다.

 

정책의 옳고 그름을 가르는 최종 심판대는 행정기관이 아니라 교실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학교가 스스로 변화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교육감이 되겠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교사와 학생이 체감하지 못하는 정책은 아무리 그럴듯해도 실패한 정책”이라며 “정책은 반드시 교실에서 검증돼야 한다”고 거듭 말했다.

 

“행정이 아니라 교실의 하루를 기준으로 봤다”

 

박 예비후보는 지난 4년을 돌아보며 자신의 시간을 이렇게 정리했다. 그는 이 기간을 “정책이 실제로 학교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점검해 온 시간”이라고 정의했다.

 

박 예비후보가 내세우는 기준은 행정 경력의 길이가 아니다. 그는 “중요한 것은 행정 경험의 유무가 아니라, 이 정책이 학생과 교사에게 어떤 하루를 만들어 주는가를 묻는 태도”라고 말했다. 정책의 성패를 문서나 지표가 아니라 교실에서 보내는 ‘하루’의 변화로 가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행정 중심의 교육 논의를 넘어 교실 현장을 기준점으로 삼겠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행정이 아니라 교실의 하루를 기준으로 봤다”는 그의 말에는 교육 정책이 설계 단계에서 아무리 정교해 보여도 결국 학생과 교사의 일상 속에서 검증돼야 한다는 인식이 담겨 있다.

 

그는 또, “정책은 칸막이 안에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교실 문이 열리는 순간부터 비로소 시험대에 오른다”며 “교실의 하루를 바꾸는 교육”을 거듭 강조했다.

 

사교육비 제로… “불안을 줄이는 구조 만들겠다”

 

“사교육비 제로”를 내건 박 예비후보가 핵심 공약으로 ‘사교육비 제로를 향한 구조 개혁’을 제시하며 공교육 강화와 공공 지원 확대에 방점을 찍었다.

 

박 예비후보는 “우선 시·군별 공공학습지원센터를 설치해 지역별 학습 격차를 줄이고 학교 밖에서도 학생과 학부모가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공공 학습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 센터를 통해 기초·심화 학습 지원, 진로·진학 상담 등 사교육이 맡아온 기능을 단계적으로 공공이 대신하겠다는 구상이다.

 

또한, 학생 1인당 일정 수준의 교육비를 국가와 지방정부가 보장하는 ‘교육기본소득’ 도입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교육에 필요한 최소한의 비용을 공적 재원으로 뒷받침해 소득 수준에 따른 학습 기회 격차를 줄이겠다는 취지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고학력 퇴직자와 지역 전문가로 인력풀을 구성, 학습 멘토링 체계를 마련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교직·연구직·전문직에서 은퇴한 인력을 학교와 공공학습지원센터에 연계해 학생 개개인의 수준과 진로에 맞는 맞춤형 지도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사교육 의존의 근본 원인을 ‘입시와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규정하고 이를 줄일 수 있는 공공 인프라와 제도 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입시 컨설팅까지 공공이 감당할 수 있나?”

 

“입시 컨설팅까지 공공이 감당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박 예비후보는 “체계가 갖춰지면 가능하다”며 공공 영역의 역할 확대 의지를 밝혔다. 사교육 시장에서 고도화·고가화되고 있는 입시 컨설팅 수요를 공적 시스템 안으로 끌어들이겠다는 취지다.

 

현재의 입시 환경에서 이른바 ‘입시 전문가’들이 복잡한 전형 구조와 정보 비대칭을 이용해 학부모와 학생들의 불안을 키우고 이를 바탕으로 고가의 컨설팅 상품을 판매하는 구조를 끊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대기업 채용 변화, 학벌 중심 완화 등 사회 변화에 맞춰 한 발 앞선 정책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스펙 위주·학벌 중심 채용 관행이 완화되고, 직무 역량과 다양한 경험을 중시하는 흐름이 확산되는 만큼, 대학 입시 역시 이러한 변화와 연동해 설계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공교육 내 진로·진학 상담 기능을 강화하고 표준화된 정보 제공 체계를 구축하는 방식으로 민간 입시 컨설팅 의존도를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입시 제도 단순화, 학교 진학 상담 교사의 전문성 제고, 온라인 기반 공공 상담 플랫폼 구축 등이 구체적 대안으로 거론된다.

 

임태희 교육정책 평가엔 “의지와 방식의 문제”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의 교육정책을 두고 박 예비후보는 “방법과 의지 모두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박 예비후보는 “교육감에게는 행정적 관점과 함께 교육운동적 관점이 필요하다”며 “현재 경기도 교육정책은 두 관점 모두에서 추진 동력이 약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임 교육감의 주요 공약과 현안 대응을 겨냥해 “정책을 밀어붙일 방식도 끝까지 해내겠다는 의지도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박 예비후보는 친환경무상급식 도입 과정을 사례로 들었다. 그는 “당시에도 법적·제도적 권한이 충분치 않았지만 시민사회와 교육계의 운동 그리고 정치적 의지가 결합해 정책을 현실로 만들었다”며 “권한이 없어도 의지와 운동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이 이미 입증됐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감은 단순한 행정 책임자가 아니라 교육 방향을 이끄는 운동의 리더여야 한다”며 “예산과 법령 탓만 하며 멈춰 서 있을 것이 아니라 필요한 변화를 위해 시민·교사·학생과 함께 길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립·대안학교 “지원하되, 투명성 강화”

 

박효진 예비후보가 사립·대안학교 정책 기조로 “지원하되, 투명성 강화”를 제시하며 관리·감독과 공공성 강화를 약속했다.

 

박 예비후보는 경기도 사립학교의 회계 불투명과 운영 폐쇄성 논란을 언급하며 “선의로 출발한 사학이 세대 교체 과정에서 왜곡된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설립 초기의 교육적 취지가 시간이 흐르며 일부 학교에서 사적 운영과 비공개 관행으로 변질됐다는 판단이다.

 

그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사립학교에 대한 밀착 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회계·법무·행정 등 분야별 전문 담당자를 배치해 상시 점검과 컨설팅이 가능한 구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단속 위주의 사후 제재를 넘어 문제 발생을 예방하는 상시 관리·지원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대안교육에 대해서는 공교육 혁신의 촉매 역할을 강조했다. 박 예비후보는 “대안교육은 공교육을 자극하는 실험실”이라며 “공교육 발전을 위해 대안교육을 다른 시각에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기존 학교 체제 밖에서 시도되는 다양한 교육 방식과 학생 맞춤형 프로그램을 공교육에 환류시키는 통로로 보겠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공립 대안학교 확대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현재 민간이 주도해 온 대안교육 영역에 공공성을 강화하고 교육 기회의 형평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공립 대안학교를 통해 학업 중단 위기 학생과 부적응 학생에게 안정적인 대안 경로를 제공하고 교육청이 직접 교육의 질과 운영을 책임지는 모델을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지원 강화도 약속했다. 정규 학교를 떠난 청소년들이 학업·진로·심리·복지 측면에서 단절되지 않도록 대안교육기관·지역사회 시설과 연계한 맞춤형 지원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박 예비후보는 “사립·대안학교와 학교 밖 청소년 정책을 유기적으로 연계해, 제도권 안팎을 아우르는 교육 안전망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학생인권 vs 교권 논쟁에 “인권은 충돌하지 않는다”

 

박효진 예비후보가 학생인권과 교권을 둘러싼 논쟁에 대해 “사람의 인권은 서로 충돌하지 않는다”며 양자를 대립 구도로 보는 시각에 선을 그었다.

 

박 예비후보는 과거 학생인권 조례 중심 정책과 최근 교권 강화 기조를 둘러싼 갈등에 대해 “교사들이 힘든 원인을 학생인권 탓으로 돌리는 방식은 문제 해결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관계를 회복하는 공동체 교육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학생과 교사, 학부모가 함께 신뢰를 회복하는 구조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교육감에 당선될 경우 “학교부터 찾아가 교사들에게 사과하고, 현장을 언론에 직접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교육청이 책상 위 대책이 아닌, 실제 학교 현장을 공개하고 교사들의 목소리를 드러내는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 예비후보는 학생인권과 교권을 ‘제로섬’으로 보는 시각을 넘어, 인권의 보편성과 상호성을 바탕으로 한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견제받는 교육감 되겠다”

 

박효진 예비후보가 스스로를 “견제받는 교육감”으로 규정하며 권력에 대한 상시 감시와 견제 장치를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후보 단일화 논의와 관련해 “정책 합의 없는 단일화는 의미 없다”며, 단순한 선거공학적 연대에는 선을 긋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 예비후보는 도전자 진영의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도전자 진영의 단일화는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그 전제 조건으로 정책적 공감대를 강조했다. 그는 “교육은 한 번 방향이 잘못 잡히면 세대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며 “교육 비전과 정책에 대한 충분한 합의 없이 표 계산만을 위한 단일화는 유권자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박 예비후보는 교육감 당선 이후에도 스스로를 견제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당선 이후에도 견제 가능한 거버넌스를 만들겠다”며 “견제받지 않는 권력은 성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청 내부 견제 시스템뿐 아니라 학부모·교사·학생·지역사회가 참여하는 상설 협의·감시 기구를 제도화해 교육 정책 전 과정에 시민의 목소리가 반영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교육의 주인을 찾는 선거”

 

박 예비후보는 인지도 부족 지적에 대해 “수원역에서 시민을 만나며 민심을 듣고 있다”고 밝히며, 거리 민심 행보를 통해 교육 정책의 방향을 가다듬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간담회를 마무리하며 “경기도 교육의 방향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현장을 아는 교육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교실과 학교 현장을 직접 경험한 인물이 교육 수장의 자리에 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번 경기도교육감 선거가 행정 경력 위주의 후보가 아닌 교실에서의 경험을 앞세운 ‘현장형 교육감’을 선택하는 분수령이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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