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 치러지는 경기도교육감 선거가 다시 ‘이름값 경쟁’으로 흐르고 있는 가운데, 30년 넘게 교단을 지킨 한 평교사 출신 후보가 다른 질문을 던지고 있다. 경기도교육감 예비후보로 나선 박효진 씨는 스스로를 “학교를 아는 교육감”이라 소개하며 “누가 더 유명한가가 아니라, 누가 교실을 가장 잘 아는가”를 기준으로 선택해 달라고 호소한다. 박 예비후보의 이력은 화려하지 않다. 대형 교육기관을 총괄한 경력도 중앙 정치권에서 쌓은 굵직한 타이틀도 없다. 대신 “30년 평교사 박효진의 도전”이라는 문장 그대로, 그는 30년 넘게 승진 대신 교실을 선택해왔다. 그는 스스로의 길을 두고 “승진의 사다리를 오르지 않았다는 뜻이 아니라, 아이들 곁을 떠나지 않았다는 뜻”이라고 말한다. 그가 지나온 30년은 교육현장의 격변기와 정확히 겹친다. 과밀학급 문제를 몸으로 겪었고, 수차례의 교육과정 개편을 통과했다. 교권 논란이 거세게 일었을 때는 “교권 논란과 학부모 민원의 격랑을 몸으로 버텨냈다”고 회상한다. 여기에 디지털 전환과 AI 수업 도입이라는 거대한 변화도 “교실 한복판에서 경험했다”고 강조한다. 박 예비후보는 “이 30년은 단순한 경력이 아니라 현장을 통째로 기억
[경기헤드라인=문수철 기자] “교육의 주인을 교실로 돌려놓겠다” 경기도교육감 선거에 나선 박효진 예비후보가 11일 선거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신의 교육 철학과 핵심 공약을 발표했다. 박효진 경기도교육감 예비후보는 통계나 보고서가 아닌 교실을 정책 평가의 기준으로 삼아왔다며 스스로를 ‘현장교육전문가’로 소개했다. “저는 늘 ‘이 정책이 학생과 교사에게 어떤 하루를 만드는가’를 물어왔습니다. 교육은 책상이 아니라 교실에서 완성됩니다.” 행정 경험 부족 지적에 대한 답변도 분명했다. 정책의 옳고 그름을 가르는 최종 심판대는 행정기관이 아니라 교실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학교가 스스로 변화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교육감이 되겠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교사와 학생이 체감하지 못하는 정책은 아무리 그럴듯해도 실패한 정책”이라며 “정책은 반드시 교실에서 검증돼야 한다”고 거듭 말했다. “행정이 아니라 교실의 하루를 기준으로 봤다” 박 예비후보는 지난 4년을 돌아보며 자신의 시간을 이렇게 정리했다. 그는 이 기간을 “정책이 실제로 학교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점검해 온 시간”이라고 정의했다. 박 예비후보가 내세우는 기준은 행정 경력의 길이가 아니다. 그는 “중요한
지방선거를 불과 몇 달 앞둔 시점, 경찰이 다시 한 번 오산시청을 향해 압수수색에 나섰다. 이미 지난해 7월 22일 가장동 도로 붕괴사고와 관련해 안전정책과·도로과·기획예산과를 포함한 전방위적 압수수색이 이뤄졌고, 그 이후에도 오산시는 수사 요청에 성실히 협조해 왔다. 공직자 34명이 60차례에 걸쳐 조사를 받았고, 요구된 자료 역시 모두 제출됐다. 그럼에도 다시 시장 집무실까지 포함한 대대적인 압수수색이 진행됐다. 이 장면이 시민들에게 던지는 인상은 결코 가볍지 않다. 수사는 사실 규명을 위한 수단이어야지 정치적 메시지가 되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선거 국면에서의 반복된 강제수사는 그 경계선을 위태롭게 만든다. 더욱이 아직 국토교통부 사고조사위원회의 종합적이고 최종적인 사고 원인 발표조차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기술적·구조적 원인에 대한 공식 결론이 나오기 전, 행정 수장의 집무실을 다시 압수수색하는 판단은 과연 수사 효율성의 문제였는지, 아니면 다른 고려가 작용한 것은 아닌지 묻게 한다. 오산시장 이권재는 이번 조치를 두고 “지방선거를 겨냥한 표적수사, 정치수사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발언을 단순한 정치적 방어로 치부하는 것은 쉽다. 그
[경기헤드라인] 비산동에서 주민들의 목소리가 분명해지고 있다. “검토 중이다”, “논의하고 있다”는 말이 더 이상 위로가 되지 않는다. 주민들이 요구하는 것은 새로운 이론이나 장황한 설명이 아니라 지금 당장 작동하는 행정과 그 결과다. 주차 문제, 보행 안전, 노후 기반시설, 학교 주변 환경 개선. 어느 하나 낯선 의제가 아니다. 수년간 반복적으로 제기돼 왔고, 그때마다 계획과 설명은 있었다. 그러나 현장에서 체감되는 변화는 더뎠다. 이 간극(間隙)이 주민들의 피로감을 키우고 있다. 나는 이 지점에서 행정이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책의 크기보다 속도, 구호보다 책임, 설명보다 완료가 우선돼야 한다. 주민들이 묻는 질문은 단순하다. “언제 끝나는가”, “누가 책임지는가”다. 행정의 역할은 문제를 나열하는 데 있지 않다. 해결의 순서를 정하고, 예산의 방향을 잡고, 지연의 원인을 끊어내는 데 있다. 주차와 보행, 안전과 환경처럼 생활과 직결된 사안일수록 더욱 그렇다. 회의와 검토가 반복되는 동안, 주민들의 시간은 계속 흐른다. ‘빠른 행정’은 선언이 아니다. 실행이다. 예산의 우선순위를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 조례와 감사 기능을 통해 지연된
정치인은 늘 성과를 말하지만, 기록하는 정치인은 드물다. 2월 1일 오후, 한국공학대 아트센터 TIP기술혁신파크에서 열린 임병택 시흥시장의 출판기념회는 그 점에서 인상적이었다. 『임병택의 시정일기』는 시정 성과를 나열한 보고서도 정치적 수사를 앞세운 선언문도 아니었다. 이 책은 도시 행정을 ‘삶의 기록’으로 남기려는 시도였다. 행사장에 내걸린 문구는 명확했다.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한 행복을 지켜드리는 것.” 이 한 문장은 지난 8년간 임병택 시정이 스스로에게 던져온 질문이자, 이 책의 방향을 압축한 문장이었다. 시정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다 『임병택의 시정일기』의 가장 큰 특징은 과정의 기록에 있다. 대규모 개발, 정책 성과, 수치로 증명되는 결과뿐 아니라, 현장에서 만난 시민의 말, 선택의 갈림길에서의 고민, 행정이 주저했던 순간까지 담았다. 성과 중심 행정의 관성에서 한 발 비켜선 지점이다. 임병택 시장은 인사말에서 “시정은 숫자와 보고서가 아니라 사람의 삶을 기록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는 행정을 관리의 영역이 아닌 책임의 서사로 바라보는 시각이다. 잘된 정책만 남기는 것이 아니라, 부족했던 순간까지 기록하겠다는 태도는 행정 책임자로서는 쉽지 않은
2월 1일 오전, 경기아트센터 도움관 컨벤션홀. 책 한 권을 매개로 한 이 자리는 단순한 출판기념회가 아니었다. 도시의 역할과 민주주의의 작동 방식 그리고 지방정부가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를 묻는 정치적·행정적 메시지의 현장이었다.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이 펴낸 『수원의 새빛, 세계로 가다』는 ‘도시’를 행정 단위나 공간 개념으로 한정하지 않는다. 이 책에서 도시는 민주주의가 실제로 작동하는 생활의 무대이며 국가의 미래를 떠받치는 가장 현실적인 정치 공간이다. 이날 출판기념회가 열린 경기아트센터 도움관 컨벤션홀은 그런 문제의식에 공감한 시민과 지역 인사들로 채워졌다. 정치적 수사가 아닌 도시의 경험과 성과를 공유하려는 자리였다는 점에서 현장의 분위기는 차분하면서도 밀도 있었다. “민주주의는 일상에서 완성된다” 이재준 시장의 메시지는 분명했다. “민주주의는 거대한 이념이 아니라 일상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완성된다.” 이는 중앙정치의 구호와 대비되는 발언이다. 그는 국가 차원의 제도 논쟁보다 도시에서의 정책 실행, 생활정치의 축적이 민주주의의 실질을 만든다고 강조했다. 교통, 복지, 환경, 문화, 도시재생 같은 구체적 정책이 시민의 삶을 어떻게 바꾸는지가
[경기헤드라인] 최근 언론계에서는 AI가 기사를 작성하는 시대가 본격적으로 도래하며, 20년 이상 현장에서 사실을 확인하고 글을 써온 기자들이 설 자리를 잃고 있다. AI 기술 자체가 문제는 아니지만, 그 기술이 누구에 의해 어떤 책임 하에 사용되는지가 문제의 핵심이다. 오늘날의 언론 환경은 기형적으로 변하고 있으며, 현장 취재의 중요성이 점차 사라지고 있는 상황이다. 현장 취재는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작업이다. 팩트 확인, 반론권 보장, 문장 하나에 책임을 지는 일은 번거롭고 부담스럽다. 그러나 AI를 활용한 기사 작성은 빠르고 저렴하며, 클릭 수만 확보하면 그만이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언론의 기준은 ‘정확성’보다는 ‘속도’에, ‘공공성’보다는 ‘수익성’에 맞춰지고 있다. 결과적으로 노력과 윤리를 중시하는 기자들이 손해를 보는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AI는 도구일 뿐 책임의 주체가 될 수 없다. AI는 취재도, 확인도, 책임도 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I가 작성한 기사를 ‘언론 기사’라는 외피로 포장하는 것은 독자에 대한 기만이며, 언론 신뢰를 잠식하는 행위다. 책임 없는 기사 생산을 허용하는 구조는 결국 모든 언론을 의
문학 행사에서 박수가 사라질 때, 오히려 더 많은 말이 시작되기도 한다. 지난 30일 화성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금종례 시인의 여덟 번째 시집 지금, 여기 Here and now 출판기념회가 그랬다. 그날의 행사장은 환호보다 고요로 성취보다 질문으로 채워져 있었다. 우리는 보통 출판기념회를 ‘도착의 자리’로 이해한다. 한 권의 책이 완성되었고, 그 결과를 축하하는 시간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그러나 이날의 자리는 달랐다. 축하의 언어는 절제되었고 대신 삶의 속도를 다시 묻는 침묵이 공간을 채웠다. 시를 쓰는 사람과 시를 읽어온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 문학이라는 언어로 자기 삶의 태도를 점검하는 시간에 가까웠다. 금종례 시인은 인사말에서 이렇게 말했다. “나는 멀리 오지 않았다. 다만 지나온 시간을 서두르지 않았고, 다가올 내일을 앞당기지 않았을 뿐입니다.” 이 문장은 출판 소감이라기보다 삶에 대한 태도 선언처럼 들렸다. 무엇을 얼마나 이뤘는지가 아니라, 어떤 속도로 살아왔는지를 스스로에게 묻는 말이었다. 그는 이번 시집을 성과의 기록이 아니라 “지금 여기까지 충분히 살아온 나 자신에게 건네는 한 권의 안부 인사”라고 설명했다. 이 표현은 묘하게도 우리 사회의 익
[경기헤드라인=김성구 기자] 인공지능(AI)이 문장을 생성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보도자료를 입력하면 기사 형식으로 정리해주고, 몇 개의 키워드를 입력하면 그럴듯한 분석문을 작성해준다. 이러한 기술의 발전은 분명 흥미롭고 편리하지만, 문제는 기술 자체가 아니다. 진정한 문제는 AI가 작성한 결과물을 검증 없이 이름만 붙여 그대로 내보내는 사람들이다. 기자는 단순히 글을 쓰는 사람이 아니다. 그들은 취재하고, 판단하며, 그에 따른 책임을 지는 사람이다. 이 세 가지 요소 중 하나라도 빠진다면, 그것은 기사처럼 보일지라도 단순한 문서에 불과하다. AI가 대신 작성한 기사를 검증 없이 올리는 행위는 취재의 포기이자 판단의 외주이며, 책임을 기술 뒤에 숨기는 선택이다. 이 순간부터 기자의 이름은 신뢰의 서명이 아니라 단순한 계정명이 되어버린다. AI는 질문하지 않는다. 왜 지금 이 사안이 중요한지, 누가 책임져야 하는지, 이 문장이 지역사회에 어떤 파장을 남길지에 대한 고민이 없다. AI는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다. 그러나 기자는 반드시 그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반박을 받고, 항의를 견디며, 때로는 소송 가능성까지 감내해야 한다. 이러한 부담을 지지 않겠다면 그 자리
[경기헤드라인=문수철 기자] 서울시의원 김경 사퇴는 사건의 종결이 아니라 정치의 어두운 이면을 들여다보는 시작에 불과하다. 김 전 의원은 자신의 사퇴 입장문에서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난다”고 밝혔지만, 이번 사건은 개인의 결단으로 정리될 수 없는 문제다. 사퇴는 책임의 완결이 아니며, 선출직 공직자가 직을 내려놓는 것은 최소한의 조치에 불과하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공천이 권력의 상징이자 거래의 수단으로 변질된 정치 구조다. 김 전 의원은 현역 국회의원인 강선우 의원 측에 거액을 전달했다는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비록 사실관계는 수사를 통해 밝혀져야 하겠지만, 공천을 매개로 거액의 자금이 오갔다는 의혹만으로도 정치의 도덕성은 치명타를 입었다. 더욱 큰 문제는 정치권의 대응이다. 사퇴 이후 침묵으로 일관하거나, 이를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는 순간, 정치권은 스스로 공범이 된다. 공천 과정에 대한 투명한 공개와 당 차원의 진상 규명, 제도 개선 없이 사건을 덮으려 한다면 같은 문제는 다른 형태로 반복될 수밖에 없다. 정치는 법적 판단 이전에 신뢰로 성립하며 이번 사건은 이미 시민의 신뢰를 무너뜨렸다. 정당의 공천 시스템과 정치자금 관리, 그리고 권력 집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