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흥시는 20일 신년기자회견을 통해 민선 8기 시정의 성과를 정리하고, 향후 시정 운영의 방향을 분명히 제시했다. 이날 회견은 단순한 연례 보고가 아니라, 시흥시가 지난 성과를 토대로 어디까지 왔고 앞으로 어디로 가려 하는지를 가늠하게 하는 자리였다.
시흥시는 민선 8기를 맞아 도약의 기록을 넘어 지속 가능성의 설계로 나아가고 있다. 대내외 여건이 악화된 상황 속에서도 AI와 바이오라는 명확한 방향성을 가지고, 시화호라는 도시 고유 자산을 재발견하며 동(洞) 중심의 생활 행정 강화를 추진해왔다. 이러한 노력은 시흥시가 “멈추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한다.
최근 시흥시는 국가첨단 바이오 특화단지 유치와 시흥배곧서울대병원 착공, 종근당 R&D 단지 및 KTR 바이오 연구소 기공을 통해 도시의 산업 체질을 바꾸는 성과를 거뒀다. 이는 단순한 유치 실적을 넘어 구조적인 변화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화호 30주년을 계기로 한 생태·해양·레저 전략도 주목받고 있다. 저평가됐던 공간을 도시 브랜드로 전환한 이 전략은 시흥시의 도시 브랜드 가치를 높였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받고 있다.
또한, 시흥시는 일자리 9만 5천여 개를 창출하고, 시흥화폐 시루를 2,700억 원대 발행하는 성과를 보였다. AI를 활용한 복지와 안전 행정 도입 역시 민생과 미래를 동시에 겨냥한 시흥시의 의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 성과가 많을수록, 질문은 더 날카로워져야 한다 ◆
시흥시는 현재 ‘잘하고 있는 도시’에서 ‘지속 가능한 도시’로의 전환을 위한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 AI와 바이오 클러스터 구축을 통해 대규모 연구시설과 병원, 기업 유치에는 성공했지만, 이 성과가 지역 사회에 얼마나 깊이 스며들고 있는지에 대한 냉정한 점검이 필요하다.
AI·바이오 클러스터는 아직까지 구조적인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이를 일상으로 전환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대규모 연구시설과 병원, 기업 유치가 성과로 자리 잡았지만, 지역 소상공인과 중소 제조업, 그리고 청년 일자리로의 확산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다.
시흥시 청년들이 바이오 산업의 고급 일자리를 얼마나 차지하고 있는지, 원도심과 정왕·북부권 주민들이 이 성장의 혜택을 체감하고 있는지, 시화호와 거북섬의 관광 성과가 연중 상권으로 연결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들이 제기되고 있다. 성과가 단순히 ‘계획’과 ‘유치’에 그쳐서는 안 되며, 이제는 연결의 정치와 확산의 행정, 체감의 정책이 필요하다.
◆ 2026년, 시흥시에 요구되는 세 가지 전환 ◆
시흥시는 2026년을 목표로 지역 발전을 위한 세 가지 주요 전환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첫째, ‘AI·바이오’ 중심의 지역 내 순환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 대기업, 대학, 병원 중심의 클러스터에서 지역 중소기업과 소부장 기업, 스타트업으로 이어지는 촘촘한 사다리를 형성해야 한다. 바이오 소부장 전환 전략과 AI 제조 혁신은 단순한 선언에 그치지 않고, 실제 수주와 매출, 고용으로 증명돼야 한다.
둘째, 시흥시의 균형발전은 단순한 개발이 아니라 생활 격차를 해소하는 방향으로 진행돼야 한다. 시청역세권, 월곶·매화역세권, 광명시흥지구 개발은 지역 발전의 기회로 작용할 수 있지만, 개발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이주 대책 마련, 원주민 삶의 안정, 그리고 생활 인프라의 선(先) 구축이다. 균형발전이 또 다른 불균형을 초래해서는 안 된다.
셋째, 민생 행정은 ‘조직 신설’ 이후가 진정한 시작이다. 성평등가족국, 통합돌봄과, 노동지원과의 신설은 올바른 방향이지만, 시민들은 이제 “그래서 내 삶은 무엇이 달라졌나?”라고 묻는다. 정책은 존재 여부보다 접근성과 체감도로 평가받아야 하며, 시흥시는 이러한 방향성을 명확히 인식하고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야 할 것이다.
◆ 시흥의 미래 비전은 분명하다 ◆
시흥시는 이제 수도권 서남부의 변방이 아니라 AI와 바이오, 해양레저가 결합된 복합도시 모델을 실험하는 선두 그룹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이 도시의 미래 비전은 개발의 속도가 아닌 완성도에 달려 있다.
필요한 것은 더 빠른 개발이 아닌 단단한 구조와 더 많은 성과보다 시민의 신뢰를 쌓는 것이다. 거대한 청사진보다 중요한 것은 시민들의 생활 속에서 변화를 증명하는 일이다. 민선 8기의 성과가 분명하더라도, 시흥에서 사는 것이 얼마나 나아졌는지를 묻는 질문에 시민들이 고개를 끄덕이는 정도가 진정한 평가 기준이 될 것이다.
2026년을 맞이하는 시흥시는 다시 한 번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도약의 도시로 머무를 것인지, 아니면 지속 가능한 대한민국의 대표 도시로 완성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이 선택의 답은 행정의 속도가 아니라 시민의 삶 속에서 이미 나타나고 있다. 시흥의 미래는 그 속도보다는 완성도에 의해 그려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