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6월 3일 치러질 경기도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이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교육감 선거는 애초부터 정당의 영향력을 배제하기 위해 설계된 선거다. 그러나 최근 일부 후보군의 행보를 보면, ‘비정당 선거’라는 제도적 취지가 현실 정치 앞에서 무력화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지우기 어렵다.
헌법 제31조는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을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는 선언적 문장이 아니라, 교육을 정파적 이해관계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헌법적 안전장치다. 이를 구체화한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제46조 역시 정당의 교육감 선거 관여와 후보자의 정당 지지·추천 표방을 명확히 금지하고 있다. 그만큼 교육감 선거에서의 정치적 중립성은 타 선거보다 엄격하게 요구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경기도교육감 선거를 둘러싼 풍경은 이 원칙이 얼마나 가볍게 취급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경기교육이음포럼 대표를 맡고 있는 유은혜 전 교육부 장관은 자신의 SNS를 통해 김민석 국무총리와의 만남을 공개하고, 출판기념회 동석 요청 사실을 게시했다. 이어 강훈식 비서실장과 저서를 들고 찍은 사진을 올리며 정부 핵심 인사들과의 친분을 드러냈다.
문제는 이 행위들이 법 위반인지 여부를 떠나, 교육감 선거의 중립성과 무관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데 있다. 정치적 영향력을 상징하는 인물들과의 관계를 공개적으로 노출하는 행위는, 지지 표방으로 해석될 여지를 스스로 만드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에 대해 경기도교육감 출마 예정자인 성기선 가톨릭대 교수는 선거관리 규정 위반 소지를 공개적으로 문제 삼으며, 선관위 차원의 검토 필요성을 제기했다.
유 전 장관의 사례만이 아니다. 경기미래교육자치포럼 대표인 안민석 전 국회의원 역시 북콘서트 이후 특정 정당 소속 국회의원과 지방의원들의 명단을 SNS에 게시했다. 정당명은 명시하지 않았지만, 누구나 정치적 맥락을 유추할 수 있는 방식이었다. 이는 ‘정당명을 밝히지 않으면 괜찮다’는 식의 편법적 접근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
교육감 선거가 비정당 선거로 규정된 이유는 분명하다. 교육이 정권과 정당의 이해에 따라 흔들릴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과 학부모, 학교 현장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법은 후보자 개인의 정치적 성향이 아니라, 선거 과정에서의 정치적 표현과 연계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한 경기도민의 지적은 이 사안을 정확히 짚고 있다.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헌법에 명시한 것은 교육이 특정 정당이나 정파의 이념 도구로 전락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는 말은, 지금의 상황을 향한 경고에 가깝다. 정치인 출신이라는 이력이 문제라기보다, 정치적 영향력을 선거 자산처럼 활용하려는 태도가 문제의 본질이다.
이번 선거에서 보수 진영에서는 임태희 현 교육감이, 진보 진영에서는 박효진, 성기선 교수, 안민석 전 의원, 유은혜 전 장관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념과 진영을 막론하고, 모든 후보에게 동일하게 적용돼야 할 기준은 단 하나다. 헌법과 법률이 요구하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이다.
선거관리위원회와 관계 당국 역시 더 이상 ‘문제 제기 단계’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법의 취지를 우회하는 행위에 대해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고, 필요하다면 조사와 조치를 통해 경고해야 한다. 공정한 선거는 선언으로 보장되지 않는다. 엄정한 관리와 분명한 선 긋기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교육은 정치의 실험장이 아니다. 교육감 선거에서조차 정치의 그림자를 걷어내지 못한다면, 우리는 다음 세대에게 ‘중립적 교육’이라는 말을 할 자격을 잃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