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수철 기자가 본 세상 데스크 칼럼] ‘AI는 기술이 아니라 도시의 선택이다

안양시 ‘미래선도·민생우선’ 시정이 말하는 것
안양시, AI로 미래를 선도하는 정책 추진
시민의 삶을 우선시하는 AI 기술 적용

 

인공지능(AI)은 이제 미래의 언어가 아니라 현재의 과제다. 기술의 발전 속도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그 기술을 도시가 어떤 방향으로 받아들이느냐다. 최근 안양시가 제시한 ‘AI 혁신으로 더 큰 도약, 미래선도·민생우선 시정’은 단순한 기술 도입 선언이 아니라, 도시 운영 방식 전반을 바꾸겠다는 선택에 가깝다.

 

안양시는 13일 신년 기자간담회를 통해 올해 시정 운영 방향을 ‘AI 시대, 변화와 혁신을 넘어 시민의 행복을 더 크게 하는 스마트 안양’으로 설정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AI’보다 ‘시민의 행복’이 먼저 언급된다는 점이다. 이는 기술 중심 도시가 아니라 사람 중심 행정으로서의 AI를 강조한 대목이다.

 

예산 구조에서도 이러한 방향성은 분명히 드러난다. 올해 안양시 예산은 1조 8,640억 원으로 전년 대비 5.95% 증가했으며, 사회복지 예산은 9.8% 늘었다. AI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전략 속에서도 민생 안정과 삶의 질 개선을 정책의 중심에 두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기술이 도시를 앞서가되, 시민의 삶을 비켜 가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도시 공간 전략 역시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박달스마트시티, 인덕원 인텐스퀘어, 비산종합운동장 일원 재구성 등은 단순한 개발사업이 아니라, AI 산업·일자리·주거·문화가 결합된 도시 구조 전환 실험에 가깝다. 특히 ‘K37+ 벨트’를 중심으로 한 AI 혁신 클러스터 구상은 안양이 베드타운을 넘어 자족형 도시로 나아가려는 시도의 일환이다.

 

하지만 이 같은 미래 전략이 의미를 가지려면 조건이 따른다. 첫째는 속도보다 신뢰다. AI 행정은 효율성을 높일 수 있지만, 동시에 시민에게는 낯선 변화다. 데이터 활용, 자동화, 예측 행정이 확대될수록 행정의 판단 과정과 책임 구조는 더욱 투명해야 한다. ‘스마트’한 행정은 결국 ‘설명 가능한 행정’일 때 시민의 동의를 얻는다.

 

둘째는 체감이다. 자율주행버스 확대, 레벨4 자율주행 차량 도입, 무인 로보택시 시범운영 같은 미래 모빌리티 정책은 기술적 성취보다 시민 일상에 어떤 변화를 주는지가 중요하다. 출퇴근이 조금 더 편해지고, 이동이 조금 더 안전해질 때 비로소 AI 정책은 실감 나는 행정이 된다.

 

최대호 안양시장은 “AI 중심 도시 대전환”을 강조하며 ‘마부정제(馬不停蹄)’의 각오를 밝혔다. 멈추지 않고 달리겠다는 의지다. 다만 도시 행정에서 중요한 것은 속도만이 아니다. 방향과 균형, 그리고 시민과 함께 가는 리듬이다.

 

안양시의 이번 시정 구상은 묻고 있다. AI는 도시를 얼마나 앞서가게 할 수 있는가가 아니라, 도시를 얼마나 더 살기 좋게 만들 수 있는가를.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정책 문서가 아니라, 시민의 하루 속에서 확인될 것이다. AI가 사라진 자리에도 행정의 변화가 남아 있다면, 그때 비로소 이 전환은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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