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화성특례시는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4개 구청 출범 원년’이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던졌다. 이날의 발표는 단순한 연례 보고가 아니라, 특례시 이후 화성이 어떤 도시 운영 방식을 선택할 것인가를 가늠하는 방향 선언에 가까웠다.
2026년은 화성특례시 행정사에서 분명한 전환점으로 기록될 해다. 4개 구청 출범은 단순한 조직 개편이 아니라, 특례시 이후 화성이 어떤 도시 운영 방식을 선택할 것인가를 시험하는 구조적 전환이기 때문이다.
인구 106만, 평균연령 39.9세, 전국 최고 수준의 출생아 수를 기록했고, 화성은 이미 대한민국에서 가장 역동적인 성장 도시 중 하나다. 그러나 도시의 크기와 행정의 품질은 반드시 비례하지 않는다. 오히려 도시가 커질수록 행정은 시민에게서 멀어질 위험을 안고 있다. 이런 점에서 4개 구청 체제는 화성이 다시 ‘시민의 삶’으로 행정의 무게중심을 옮길 수 있는 구조적 기회다.
◆ 4개 구청 출범, 관건은 ‘분권의 실체’다 ◆
4개의 구청이 출범하며 생활권 중심의 행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만세, 효행, 병점, 동탄 구청은 지역 주민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신속한 민원 처리를 통해 주민 맞춤형 정책을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러한 방향은 옳지만, 실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구청의 권한과 예산 이양이 필수적이다.
구청 출범의 성공 여부는 명확하다. 구청에 실질적인 결정권이 주어지느냐 아니면 단순히 업무만 분산되느냐에 달려 있다. 권한과 예산이 부여되지 않은 구청은 단지 또 하나의 중간 단계에 불과하다. 시청은 전략과 조정 역할을 맡고, 구청은 집행, 읍·면·동은 현장을 담당하는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조직 개편과 더불어 권한 이전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분권 없는 행정 분산은 오히려 행정의 효율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 시민들이 느끼는 체감도는 오히려 더 늦어질 수 있는 위험이 있다. 구청의 출범이 진정한 의미를 가지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권한 이양이 반드시 필요하다.
◆ AI 행정, 화성은 ‘선언’을 넘어 ‘적용 단계’로 들어섰다. ◆
이번 신년 기자회견에서 화성시는 AI 정책이 단순한 선언을 넘어 실행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발표했다. 시는 이미 행정 전반에 걸쳐 78개의 AI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AI혁신센터를 신설하고 자율주행 리빙랩 실증까지 진행 중이다.
시민 인식 조사에 따르면, 교통과 안전이 AI가 우선 적용돼야 할 분야로 꼽혔다. 이는 시민들이 기술의 복잡성보다는 실질적인 생활의 개선, 즉 불편의 감소와 위험의 예방을 더 중요하게 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조사 결과는 시가 추진하는 AI 행정의 방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그러나 AI 행정의 성공적인 도입은 기술 그 자체보다 시민의 신뢰가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 있다. 데이터 관리와 개인정보 보호, 그리고 알고리즘의 책임성과 투명성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스마트 행정은 오히려 시민들에게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AI가 시민의 삶에 깊숙이 자리 잡기 위해서는 기술의 ‘똑똑함’보다 ‘설명 가능함’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 문화·관광, ‘시설의 도시’에서 ‘체류의 도시’로 갈 수 있을까? ◆
화성시가 문화·관광 정책의 새로운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예술의전당, 중앙도서관, 보타닉가든, 역사문화 자산, 국제테마파크 등 개별 시설을 연결해 하나의 문화·관광 축을 만드는 구상을 추진 중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시설의 도시’에서 ‘체류의 도시’로의 변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콘텐츠에 있다. 문화는 단순히 건물에 머무르지 않고 경험을 제공해야 하며, 관광은 일회성 방문이 아닌 체류를 유도해야 한다. 시민과 방문객이 “왜 다시 오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대한 명확한 답이 없다면, 문화 인프라는 단순한 관리 비용으로 전락할 수 있다.
따라서 화성시는 시설 확충 이후의 운영 전략을 수립하고, 지역성과 스토리를 축적하는 것이 정책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 화성형 기본사회, 가장 야심차지만 가장 어려운 과제 ◆
화성형 기본사회는 지방정부 정책 중에서도 가장 야심차고 도전적인 과제 중 하나로 꼽힌다. 이 정책은 돌봄, 청년, 복지, 의료, 노년까지 전 생애주기를 포괄하려는 선도적인 구상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그냥드림’ 사업은 그 규모보다 방식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위기를 기다리지 않고 선제적으로 발견해 대응하는 접근 방식이 돋보였던 것이다.
기본사회는 양적 확대보다 정교함이 중요한데, 이는 정책의 지속성을 확보하기 위해 필수적이다. 사각지대가 줄어들고 현장에서 실제로 작동하는지 여부를 점검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중복과 누락이 없는지 철저히 검토하지 않으면 정책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따라서 화성형 기본사회가 성공적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이러한 철저한 점검과 정교한 설계가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 4개 구청 시대의 성적표는 빠르게 나온다 ◆
화성시가 4개 구청 체제로 전환하면서 그 성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단순히 구청이 생겼다는 사실보다 시민들이 실제로 행정 서비스가 가까워졌다고 느끼는지가 중요한 척도가 될 전망이다. 화성시의 미래는 계획서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의 실생활에서 느끼는 변화에 달려 있다.
특히 인공지능(AI)의 도입이 이루어졌다 해도 시민들이 출퇴근길과 골목길에서 안전을 느끼는지가 더욱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될 것이다. 이는 첨단 기술의 도입이 실질적인 안전과 편리함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또한, 문화시설이 늘어나는 것 자체보다도 시민들의 하루가 더욱 여유롭고 풍요로워졌는지가 진정한 성과로 평가받을 수 있다. 이는 문화적 혜택이 시민들의 생활에 실제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화성시는 2026년에 다시 평가받을 예정이다. 이번 4개 구청 출범이 단순한 행정의 분권으로 남을 것인지, 아니면 시민 삶의 질에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인지는 지금부터의 실행에 달려 있다.
◆ 화성시의 새로운 도시 구호, ‘특별한 도시, 더 화성답게’ ◆
‘특별한 도시, 더 화성답게’라는 새로운 구호가 화성시의 공식 슬로건으로 채택됐다. 이 구호는 단순한 문구를 넘어 시민들의 일상 언어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화성시는 이번 구호를 통해 도시의 정체성을 강화하고자 하는 의지를 밝혔다.
이번 구호는 도시의 특별한 매력을 강조하며, 주민들이 화성시의 정체성을 자부심으로 느낄 수 있도록 기획됐다. 도시 구호가 실제로 시민들의 일상 언어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시민들이 구호의 의미를 체감할 수 있는 정책과 활동이 동반돼야 할 것이다. 이러한 움직임이 실제로 얼마나 빨리 이루어질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화성시는 이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
화성시는 이번 구호가 시민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길 기대하고 있다. 도시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지역 사회의 유대감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민들의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사용되며, 도시의 정체성을 드러낼 수 있는 구호로 자리 잡을지, 그 결과는 머지않아 확인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