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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명사와의 산책> 수원 덕성산 만추 산행

수원 염상훈 시의원과 오산 김지혜 의원의 따로 또 같은 동행
동시대를 살아가는 정치 초보와 고수의 아름다운 산행

[경기헤드라인 문수철 기자] 수원의 서쪽, 의왕과의 경계지점에 ‘덕성산’이라는 조그마한 야산이 하나 있다. 지도에조차 잘 나와 있지 않은 산이지만 산을 경계로 해, 서쪽으로는 안산이고, 동쪽으로는 수원이다. 원래 덕성산 동사면도 안산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지난해 수원 염상훈 시의원이 의왕과의 협의 끝에 덕성산 동사면을 수원시에 편입시켰다. 대신 수원시는 의왕저수지 일부분이 수원시에 편입되어 있던 것을 의왕시에 주었다고 한다. 행정상의 교류이지만 매우 어려운 일을 염상훈 시의원이 성사시켰다.


 


의왕시도 왕송저수지의 ‘둘레길’을 완성하기 위해 필요한 부분이 있었으며, 수원시도 덕성산으로부터 시작한 길이 지지대 해우재길을 지나 수원의 주산으로 가는 광교산으로 가는 코스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이 길이 필요했었다고 한다. 하지만 행정상 이것을 성사시키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경기리포트는 이 일을 성사시킨 염상훈 시의원과 함께 수원시에 편입된 덕성산 산행에 나섰다.

토요일 오전 산행을 하려는 많은 시민들이 산을 타고 있었다. 염 의원과의 산행에 앞서 우리 일행은 한사람을 더 초대했다. 남자들끼리의 산행이 너무 무미건조할 듯해 대한민국 최연소 시의원인 오산 김지혜 의원과 함께 산행을 하며 자리에 없는 사람들의 험담을 공개적으로 해보는 자리를 갖자고 했다.


 


이구동성으로 찬성한 자리가 오늘의 덕성산 산행이었다. 덕성산 앞에 있는 ‘청개구리 공원’주차장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10시 10분, 처음 어색한 만남을 가졌던 염상훈 시의원과 김지혜 시의원은 곧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서른 살 된 딸이 있는 염상훈 의원과 서른한 살의 김지혜 의원의 만남은 의외로 잘 어울렸다. 염 의원을 알아보는 지역 주민들은 따님이냐고 물어보는 경우가 있을 만큼 두 사람은 묘하게 닭은 구석이 있었다. 사진을 찍고 보니 확실히 부녀지간처럼 보였지만 같은 새누리당 소속이라는 것 말고는 크게 교차되는 것이 없는 두 사람의 관계는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청개구리공원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공원 전체를 한번 둘러보았다. 잘 만들어진 공원이다. 염 의원은 “지금 아파트가 들어선 자리에 과거에는 밤나무들이 무수히 많이 자라고 있었다. 그래서 이곳을 밤밭이라고 했다. 지금은 아파트가 다 자리하고 이곳 덕성산 입구만 조금 남았다”고 설명 한다.

과거 이곳이 농지였다는 것은 청개구리 공원에 조성된 연못으로도 충분히 추정이 가능했다. 완전히 깨끗해 보이지는 않지만 연못은 누군가 늘 손질하는 것처럼 잘 정돈된 모습으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연못을 돌아 산으로 올라가는 길, 단풍은 보이지 않았다. 벌써 단풍은 다 사라지고 떨어지기 직전의 나뭇잎들이 마른 가지에서 생명을 유지하고 있었다.


 


염 의원의 걸음은 조금 빨랐다. 나이 오십이 넘은 사람의 걸음치고는 너무 빨라 “오늘의 주제는 산책입니다”를 몇 번이고 반복했어야 했다. 속도가 조금 늦추어지자 본격적인 질문들이 쏟아졌다.

“요즘 생태공원축제 말이 많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아 어제도 무슨 상을 그렇게 남발하는지 원!, 생태교통 축제가 성공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는데 수원시가 축제 관계자들 140명한데 상을 주더라고, 조금 과장이 심한 것 같아”염 의원의 말이었다.

그러자 김 의원이 말을 받았다. “그 돈 많이 썼다는 축제요!, 얼마나 쓴 거예요?”

염 의원의 표정이 살짝 굳어졌다. 같은당이라고 해도 잘못하면 수원시의 치부를 타시의원에게 알려주는 것이 부담이 됐던 모양이다. 그래서 옆에 있던 한 기자가 말해줬다.

“축제기간은 한 달이고, 공식예산 165억, 비공식 400억 이라고 하는데요.”라고 말이다.

“헐!, 그게 가능한가요? 수원시는!”
오산 김 의원이 놀라는 표정으로 말을 하며 염 의원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시장도 ‘염’씨고 저도 같은 ‘염’씨라 참 뭐라 말하기도 좀 그렇기는 합니다, 예산을 많이 쓰긴 한 모양이라 우리당 의원이 이번 행정감사에 준비를 많이 했습니다, 한 번 보시러 오면 알겁니다”라며 약간 우회적인 답변을 했다.

그리고 바로 염 의원은 “우리 의회는 비교적 집행부와 사이가 좋고, 시장과 좀 소통이 됩니다.”며 서로 간에 험담을 해보자는 분위기를 약간 바꿔놓았다. 실제 수원시는 집행부와 의회간의 잡음이 31개 시`군중에 제일 조용한 편에 속한다는 것은 사실이기도 하다. 오죽하면 민선4기에 “수원시의회는 시장의 거수기인가!”라는 비아냥거림까지 있었지만 이런 분위기는 민선5기 까지 이어져 의회와 집행부간의 큰 불협화음은 거의 없었다.

산을 조금 더 타고 들어가자 잠시 쉴 곳이 나왔다. 낮은 산 임에도 산림이 비교적 잘 조성되어 나무터널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나무터널 안으로 새어드는 볕들이 산책 나온 시민들의 어깨위로 쏟아지며 “아직은 가을이다”라고 말하는 듯했다.

수원시의회에 대한 질문을 받았던 염 의원은 김 의원에게 아직 나이도 어린데 어떻게 부의장이 되었는지 물어보았다.


 

 

김 의원은 “우리 의회에서 의장단 선출을 할 때, 모두가 의장을 하겠다고 하고, 저만 부의장이 되겠다고 투표를 했는데, 그게 그렇게 됐다.”며 답을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생각해 보면 정말 웃음이 나올 만 했다.

염 의원은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모양이었다. 덕분에 부연 설명을 해야 했다. 오산시는 전체 시의원이 7명이며, 다른 시군과 마찬가지로 전, 후반기로 나누어 의장, 부의장 선출을 하다 보니 그런 경우의 수가 발행할 수 있다는 설명을 하자 그제야 이해가 가는 듯 염 의원도 미소를 지었다.

“그래도 대단하시네! 대한민국 최연소 시의원에다가 부의장 이라니 영광입니다.”라며 염 의원이 덕담을 하자 “어쩌다가 그렇게 된 거에요, 열심히 하는데 아직은 부족합니다.”라며 김 의원이 화답을 했다. 그래서 옆에 있던 내가 한 마디 거들었다.

“왜 지난번 오산 곽상욱 시장이 골프장 갔다가 국민권익위로부터 주의 받았잖아요! 그 사건의 전말을 공개한 장본인이 김 의원입니다.”라고 말하지 염 의원은 한 번 더 놀라며 “정말 대단하네. 장하네 그려”라며 칭찬을 계속했다. 아마도 같은당이라는 묘한 유대감이 산행을 통해 두 사람을 더욱 가깝게 하는 것 같았다.

염 의원은 산행을 다시 시작하며 “오산시에 비하면 큰 편에 속한 수원시는 크기에 비해 겉으로 들어난 정쟁은 없지만, 속으로는 오산시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의장, 부의장 선거를 놓고 치열하게 다툰다. 최근에 우리당이 아니라 말하기는 뭐하지만, 당대표 문제로 서로 간에 작은 다툼이 있었다.”고 말하자 김 의원은 곧바로 “오산시는 지금 민주당이 내분중이다. 지역 국회의원과 시의장간의 불협화음이 있고, 의원들끼리도 사소한 문제로 다툼이 있기도 하다”며 한 숨을 내쉬기도 했다.

김 의원의 한 숨에, 염 의원이 갑자기 고개를 돌려 산속의 다람쥐를 가리켰다. 다람쥐치고는 제법 통통한, 외래종인 청솔모가 사람의 인기척을 느꼈는지 카메라에 담을 시간도 주지 않고 도망쳐버렸다.



 


산책로는 비교적 잘 다듬어져 있었다. 가파른 오르막길대신 좁지만 길게 난 오솔길이 정상으로 꼬불꼬불 이어져 있어 나름 산책의 운치가 있는 곳이었다. 발이 닫는 지면도 거친 돌멩이대신 푹신한 짚을 깔아놓아 산책하기 딱 좋았다. 그리고 덥지 않은 가을의 끝자락인지라 걷기에는 딱 좋은 그런 날씨에 나이 지긋한 시의원과 대한민국 최연소 시의원이 사소한 정치이야기를 안주삼아 하는 산행은 옆에서 보기에도 좋았다.

거물의 정치인들이 기자들에 둘러싸여 신년 산행을 하며 자신의 위세를 과시하는 모습만 자주 보다가 이런 모습을 보니 흐뭇해지기까지 했다.

염상훈 의원은 지난 2010년 민주당의 거센 무상급식 역풍을 이겨내고 살아온 재선이다. 2010년 당시 무상급식의 태풍은 동시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크게 약진하는 계기가 됐다. 이 바람을 뚫고, 새누리당 의원으로 재선에 성공했다는 것은 지역기반이 상당히 탄탄함을 의미한다. 이것에 대해 설명하자 김 의원은 고개를 크게 끄덕이며 비결을 물었다.


 


질문을 받은 염 의원은 “딱히 비결은 없고, 그저 주민들 불편한 것이 무엇인지 눈을 크게 뜨고 찾아보면 있거든, 그것을 해결하는 것이 시의원이 할 일이라고 봐, 의원 이라고 어깨에 힘주고 대접받으려고 하면 곧 민의가 돌아서!”라는 설명을 했다.

그리고 염 의원은 “아직 어린 나이에 의원이 된 것도 큰일을 한 건데 뭐가 제일 힘들었어요.”라고 물었다. 답에 나선 김 의원은 “음......, 공무원들이 제가 어리다고 잘 안 도와줄 때 많이 속상하고요, 제가 아직 공부가 짧은 것도 좀 문제가 되고요, 정치적인 식견이나 경험 부족, 이런 것이 아직 덜 채워진 것 같아요”라고 하자 염 의원이 말을 받았다. “그건 시간의 문제이지, 지금처럼 당당하게 잘해나가면 나중에 큰 사람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라며, 자신감을 가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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