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단일화는 합의, 그러나 시각은 엇갈렸다”…경기교육감 민주진보 진영의 두 목소리

  • 등록 2026.03.28 16:4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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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45 룰 합의 속 ‘책임과 수용’ vs ‘공정성 문제 제기’ 병존

 

[경기헤드라인=문수철 기자] 경기도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민주진보 진영의 단일화가 마침내 합의에 도달했다. 오랜 논의 끝에 단일화 방식은 선거인단 투표 55%, 여론조사 45%로 결정되며 일정한 틀을 갖추게 됐다.

 

그러나 합의의 이면에는 여전히 서로 다른 해석과 입장이 공존하고 있다. 단일화를 ‘공동의 결단’으로 받아들이는 시각과, ‘공정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이 동시에 드러나며 향후 단일화 과정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 “경기교육 살리기 위한 공동의 결단”…수용과 책임 강조

 

경기도 교육감 단일화에 참여한 박효진 후보가 이번 합의를 “경기교육의 미래를 위한 공동의 선택”이라고 평가하며 수용과 책임을 거듭 강조했다.

 

박 후보는 “경기교육을 바로 세워야 한다는 절박함이 하나로 모였다”며 “민주진보 교육의 가치를 다시 세우는 출발점”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단일화 과정에서 합의된 룰 비율(55:45)에 대해선 아쉬움을 숨기지 않았지만, 전체적인 흐름 속에서 이를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각자의 입장 차이를 넘어 더 큰 책임 앞에 함께 서야 할 때”라며 “합의를 존중하고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단일화 추진 과정에 참여한 단체들과 후보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며, 이번 단일화가 내부 갈등이 아닌 “희망과 변화의 과정”으로 기억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 “왜 55:45인가”…공정성 문제 제기

 

반면 후보 안민석은 같은 합의를 두고 전혀 다른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안 후보는 “왜 여론조사가 45%이고 선거인단이 55%인지 설명되지 않았다”며 “룰 결정의 합리성과 공정성에 심각한 의문이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단일화추진기구에 참여한 시민·사회단체의 역할을 집중 겨냥했다. 그는 “중립을 지켜야 할 단체가 특정 후보 선거인단을 조직하는 상황에서 선거인단 비율을 높인 것은 특정 후보에게 유리한 구조”라며 “애초 설계부터 공정성이 담보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또 단체들의 조직적 선거운동 가능성도 우려했다. 안 후보는 “공직선거법 준수 결의조차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선거인단 모집과 캠페인 과정에서 법 위반 소지가 생기지 않도록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 측은 단일화추진기구가 중립성을 스스로 입증하려면 룰 결정 과정과 참여 단체의 역할, 선거운동 범위 등에 대한 명확한 기준과 공개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공정성 논란이 계속될 경우 단일화 결과의 정당성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 같은 결론, 다른 이유…결국 ‘수용’

 

박효진 후보는 단일화 참여 의사를 밝히며 ‘책임’과 ‘연대’를 전면에 내세웠다. 그는 당내 갈등 장기화를 막고 정권 심판이라는 대의를 위해선 논란이 있더라도 단일화에 응하는 것이 맞다는 취지로 자신의 결정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내 일각의 반발과 우려에도 불구하고, 야권 분열 이미지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현실론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안민석 후보는 보다 신중하고 비판적인 어조로 단일화 룰 수용을 선언했다.

 

그는 “심각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룰을 수용하겠다”며 “당당하게 선거운동을 하고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강조했다. 단일화 방식의 공정성·형평성에 대한 문제 제기는 유지하되, 이를 이유로 레이스에서 빠지는 모습은 피하겠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두 후보의 메시지는 미묘하게 갈린다.

 

박 후보가 ‘책임과 연대’를 강조하며 당 전체의 승리를 위한 ‘협조자’ 이미지를 부각했다면, 안 후보는 ‘우려 속 수용’이라는 표현으로 불만과 불신을 드러내면서도 끝까지 승부를 보겠다는 투지를 내세웠다. 각각 자신의 지지층을 향해 “원칙은 지키되 싸움은 피하지 않겠다”는 신호를 보낸 셈이다.

 

정치권에선 이번 선택으로 단일화 국면이 본격적인 ‘승부 모드’로 전환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단일화 자체를 둘러싼 논쟁은 일단락됐고, 이제는 같은 룰 안에서 누가 더 많은 지지층을 결집시키느냐의 경쟁만 남았기 때문이다. 특히 안 후보가 공개적으로 “심각한 우려”를 언급하면서도 수용을 선언한 만큼, 향후 결과에 불복하거나 절차를 문제 삼기 어렵게 됐다는 점도 주목된다.

 

■ 향후 관전 포인트…‘선거인단 참여’가 변수

 

이번 단일화 과정에서 선거인단 규모와 조직 동원력은 결과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선거인단 모집 과정이 얼마나 공정하게 진행되느냐, 특정 후보에 우호적인 단체가 얼마나 개입하느냐에 따라 단일화의 정당성에 대한 평가도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우선 선거인단 모집의 공정성이 1차 분수령이다. 선거인단 자격 기준, 모집 기간과 방식, 온라인·오프라인 신청 경로 등이 특정 후보에게 유리하게 설계될 경우 ‘짜맞추기 단일화’ 논란이 불가피하다. 실제로 과거 여러 단일화 과정에서 당원·지지자 명부 활용, 조직적 신청 독려 등을 둘러싼 공정성 시비가 반복돼 왔다. 참여 단체의 역할과 중립성도 민감한 쟁점이다.

 

단일화 논의에 관여하는 시민단체·직능단체·지역 조직 등이 사실상 한쪽 후보의 외곽 조직처럼 움직일 경우, 선거인단 구성 자체가 왜곡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단체들이 선거인단 모집과 투표 참여 독려 과정에서 어느 선까지 개입하고, 얼마나 균형을 지키느냐가 향후 논란의 출발점이 될 전망이다.

 

여론조사 반영 비율이 실제 결과에 미치는 영향력도 관심사다. 선거인단 투표와 여론조사를 어떤 비율로 합산하느냐에 따라 ‘조직 동원력’과 ‘일반 여론’의 힘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조직 기반이 강한 후보는 선거인단 비중 확대를, 인지도와 호감도가 높은 후보는 여론조사 비중 확대를 선호하는 양상이 재현될 가능성이 크다.

 

■ “단일화는 시작”…민심이 최종 결정

 

교육감 단일화 국면에서 양측 캠프가 한목소리로 강조한 키워드는 ‘도민 참여’였다. 단일 후보 경쟁에 나선 박효진 후보는 “단일화의 힘은 도민과 교육주체의 참여에서 완성된다”고 못 박았고, 안민석 후보 역시 “도민이 참여해 민심 교육감을 만들어달라”고 호소했다.

 

두 후보 모두 단일화 자체보다 이를 완성하는 과정에 도민과 교육 현장의 목소리가 적극 반영돼야 한다는 점을 전면에 내세운 셈이다. 캠프 간 합의로 단일화 절차는 시작됐지만, 최종 결과는 여론조사·경선 등 도민 참여를 통해 결정되는 구조로 설계되면서 ‘민심이 최종 심판자’라는 구도가 분명해지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 단일화가 단순한 후보 조정이 아니라, 교육정책 방향과 가치에 대한 도민의 선택 절차로 확장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양측이 향후 어떤 방식으로 도민 참여를 구체화하고, 이를 통해 누구를 ‘민심 교육감’으로 내세울지에 따라 선거 판세가 요동칠 전망이다.

문수철 기자 aszx12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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