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수철 기자가 본 세상 데스크 칼럼] “전력은 기업 문제가 아니다”

  • 등록 2026.01.27 16:4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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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지사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서 국가에 던진 질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전력 공급 논쟁의 핵심은 분명해지고 있다. 전선을 어디에 놓을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전략산업의 전력을 누가 책임질 것인가라는 질문이다. 이 질문을 가장 분명하게 던지고 있는 인물이 김동연 경기도지사다.

 

김동연 지사의 인식은 단순하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특정 기업의 개발사업이 아니라 국가가 선택한 전략산업이며, 그 전력 공급 역시 국가 책임의 영역이라는 것이다. 그는 전력 문제를 기업과 지방정부의 협의 사안으로만 보는 시각에 대해 구조적 한계를 지적해 왔다.

 

전력은 상품이 아니라 공공 인프라이며, 반도체 전력망은 비용 논리로만 접근할 사안이 아니라는 메시지다. 김 지사가 도로·전력망 공동건설, 즉 도로 지하 전력 공급 가능성을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가 강조해 온 핵심은 분명하다. 지금의 지연은 기술이 없어서가 아니라 책임질 주체가 없어서라는 점이다. 초고압 지중 송전 기술은 이미 확보돼 있다. 문제는 비용을 누가 지고 결단을 누가 내리느냐다. 김동연 지사는 이 지점에서 “국가 전략사업이면 국가가 나서야 한다”는 원칙을 분명히 하고 있다.

 

전력 공급의 핵심 주체는 한국전력공사다. 그러나 지금까지 한전의 역할은 기술적 제약과 비용 문제를 설명하는 데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김동연 지사는 한전이 주민 수용성과 비용 부담을 이유로 한 발 물러서 있는 동안, 실제 갈등과 민원은 지방정부가 떠안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는 특정 기관을 겨냥한 공격이 아니라, 공기업 역할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다. 김동연 지사의 메시지는 하나로 수렴된다. 국가가 반도체를 전략산업으로 정했다면, 전력망 역시 국가 기간 인프라로 다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전력망을 국가 책임 아래 두고 지중화·공동구 비용을 국가 재정 구조 안에서 논의하며 정부·한전·지자체가 역할을 나누는 공식적인 책임 구조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김 지사는 이 문제를 시간의 문제로도 본다. 전력 공급이 늦어지면 공장 가동이 늦어지고, 그 손실은 기업을 넘어 국가 경쟁력으로 돌아온다는 인식이다. 그래서 그는 이 사안을 단순한 협의나 조정의 영역에만 두는 것을 경계해 왔다.

 

지금 필요한 것은 추가 논의가 아니라 국가의 판단과 결단이라는 것이다. 김동연 지사의 발언은 지역 이익을 앞세운 요구가 아니다. 그는 일관되게 묻고 있다. 전력은 시장에만 맡길 문제인가? 반도체 전력망은 협의로 풀 문제인가? 국가 결단의 문제인가? 이 질문에 답하지 않는다면, 어떤 기술적 대안도 현실이 되기 어렵다.

 

김동연 지사가 던진 말은 요구가 아니라 ‘국가 시스템’에 대한 점검이다.

문수철 기자 aszx12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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