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홍보비, 정말 없는가…지역·인터넷언론에 돌아갈 몫만 없는가?

2026년 언론홍보 예산 21억여 원 증액…지역언론 지원 강화 내걸어
인터넷언론 홍보비 16억1천100만 원 편성…현장에선 하반기 집행 ‘막막’
2027년 다시 감액 움직임…도의회도 홍보비 축소 ‘풍선효과’ 우려
5,465억 구조조정 속 관사 논란까지…“없다면 어디에 얼마 썼는지 공개해야”

 

[경기헤드라인=문수철 기자] 경기도에 언론홍보비가 정말 없는 것인가. 아니면 지역신문과 인터넷언론에 돌아갈 몫만 없는 것인가. 경기도와 경기도의회의 광고 집행을 둘러싸고 지역언론 현장에서 제기되는 질문이다.

 

이를 단순히 지역언론의 ‘광고 요구’로만 치부하기 어려운 이유가 있다. 경기도가 2026년도 예산을 편성하면서 스스로 도민의 알권리 보장과 지역언론 지원 강화를 언론홍보 예산 증액의 명분으로 제시했기 때문이다.

 

경기도의회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대변인실은 2026년도 세출예산안으로 141억5천849만 원을 편성했다고 보고했다. 2025년 당초예산보다 21억8천782만 원 증가한 규모다.

 

당시 경기도는 2025년 언론홍보 예산 감액으로 도정 광고 건수가 2024년 2천197건에서 2025년 1천692건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하면서, 2026년에는 도민의 도정 접근성과 알권리를 높이고 지역언론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신문·방송·인터넷 등 언론홍보 예산을 증액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이제 확인해야 할 것은 하나다. 늘어난 예산은 실제 어디에, 누구에게, 얼마나 집행됐는가.

 

인터넷언론 홍보비 16억1천100만 원…증액 이유는 ‘지역언론 지원’

 

인터넷언론 예산을 보면 문제는 더욱 분명해진다. 경기도 대변인실은 2026년 인터넷언론을 이용한 홍보사업에 전년보다 2억3천720만 원 증가한 16억1천100만 원을 편성했다.

 

지역 인터넷신문 매체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지역 인터넷신문에 대한 지원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것이 당시 증액 이유였다.

 

신문사 등을 이용한 홍보사업 역시 전년보다 9억2천800만 원 늘어난 53억4천51만 원, 방송 등을 이용한 홍보사업은 6억5천900만 원 증가한 34억1천285만 원으로 편성됐다. 적어도 2026년 예산 편성 당시 경기도의 정책 방향은 ‘지역언론 광고 축소’가 아니었다.

 

오히려 감액됐던 홍보예산을 복원하고 지역언론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것이 공식적인 설명이었다. 그런데 하반기에 접어든 현재 지역신문과 인터넷언론 현장에서 광고 집행 여부와 시기조차 가늠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면 단순히 “예산이 없다”는 설명만으로는 부족하다. 예산 편성과 실제 집행 사이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돈이 없다”면 먼저 어디에 얼마 썼는지 공개해야

 

경기헤드라인이 요구하는 것은 모든 언론사에 광고비를 똑같이 나눠달라는 것이 아니다. 언론사의 영향력과 독자 접근성, 자체 기사 생산 여부, 지역성, 도정 보도 기여도, 정책 전달 효과 등을 고려해 합리적으로 차등 집행하는 것은 필요하다. 다만 그 기준은 객관적이어야 하고 결과는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경기도가 “재정이 어렵다”, “홍보예산이 부족하다”고 설명하려면 먼저 올해 편성된 홍보예산이 현재까지 어떻게 집행됐는지 보여줄 필요가 있다.

 

2026년 인터넷언론 홍보비 16억1천100만 원 가운데 현재까지 집행액과 잔액은 얼마인지, 몇 개 언론사에 몇 건이 집행됐는지, 매체별 최고·평균 집행액은 얼마인지 공개하면 된다.

 

신문·방송·인터넷은 물론 중앙언론과 경기지역 언론의 집행 비중, 언론사가 개최하는 포럼·박람회·시상식·기획행사 등에 광고 또는 홍보 명목으로 지급된 금액도 함께 공개할 필요가 있다.

 

자료가 공개돼 지역신문과 인터넷언론에도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예산이 집행된 사실이 확인된다면 논란은 상당 부분 해소될 수 있다. 반대로 특정 유형의 매체나 사업에 집행이 집중됐다면 그 이유 역시 설명해야 한다.

 

2027년 다시 감액 움직임…도의회에서도 ‘풍선효과’ 우려

 

이런 가운데 2027년도 예산 편성을 앞두고 도정 홍보예산 감액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전자영 경기도의원은 지난 14일 제393회 임시회 의회운영위원회에서 홍보예산 감액이 언론 현장과 도의회에 미칠 파급효과를 면밀하게 살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 의원은 도정 홍보비가 줄면 관련 요구가 의회 등 다른 곳으로 옮겨가고, 의회 홍보비가 줄면 다시 도정으로 부담이 이동하는 이른바 ‘풍선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광고비 배분 규모와 기준에 따라 언론 현장의 불만이나 민원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단순히 전체 예산을 줄이는 데 그치지 말고 집행 구조와 현장에 미치는 영향까지 살펴야 한다는 취지다. 결국 중요한 것은 홍보예산이 줄어들 때 누구의 몫부터 줄어드느냐는 것이다.

 

기존에 상대적으로 많은 광고비나 사업비를 집행받아 온 매체까지 동일한 기준으로 조정되는지, 아니면 상대적으로 소액을 집행받던 지역신문과 인터넷언론의 광고부터 줄어드는지에 따라 ‘긴축’의 의미는 전혀 달라진다.

 

도의회도 광고 배분 기준 문제 인정…조례까지 추진

 

광고 집행의 공정성과 투명성 문제는 지역언론만의 주장이 아니다. 경기도의회 의회운영연구회는 올해 3월 ‘경기도의회 광고·홍보의 효율적 집행을 위한 제도개선 연구’에 착수했다.

 

연구 목적부터 현재 광고·홍보 집행 과정에서 매체 선정과 광고 배분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문제를 분석하고 객관적인 집행 원칙을 마련하는 것이었다.

 

4월 중간보고에서도 기존 광고·홍보 집행 구조와 매체별 형평성 문제 등을 점검했고, 6월에는 연구 결과를 토대로 ‘경기도 광고시행 및 지역언론 지원에 관한 조례안’이 추진됐다.

 

조례안에는 매체 영향력과 도정 보도 기여도 등을 고려한 객관적 광고 집행 기준을 마련하고 광고 집행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한편 지역언론의 자생력을 강화한다는 취지가 담겼다.

 

도의회가 연구용역과 조례까지 추진했다면 이제 필요한 것은 선언이 아니라 실제 집행자료를 통한 검증이다.

 

5,465억 원 구조조정…경기도 재정 긴축 자체는 현실

 

물론 경기도의 재정 상황도 함께 봐야 한다. 경기도는 지난 8월 2026년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하면서 1천300여 개 사업을 재검토해 5천465억 원 규모의 세출 구조조정을 추진했다.

 

지방세 수입을 3천억 원 줄여 잡고 그동안 편성하지 못했던 필수 민생사업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다른 사업비를 대폭 조정한 것이다. 따라서 언론홍보 예산만 재정 구조조정의 예외가 돼야 한다고 주장할 수는 없다.

 

지역언론 역시 성역일 수 없다. 그러나 돈이 부족할수록 오히려 누구에게 얼마를 줄 것인지에 대한 기준과 투명성은 더욱 엄격해야 한다.

 

12억2천만 원 관사 논란…긴축의 기준도 설명돼야

 

추미애 경기도지사의 관사 논란 역시 이러한 재정 긴축 기조 속에서 불거졌다. 경기도는 지난 6월 도청 인근 156㎡ 규모 아파트를 전세보증금 12억2천만 원에 계약했고 추 지사는 7월부터 해당 관사를 사용하고 있다. 경기도는 관련 규정에 따라 계약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관사 전세보증금과 언론홍보비는 서로 다른 예산 항목이다. 따라서 관사 비용을 단순히 언론 광고비와 연결해 “그 돈을 언론에 써야 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다만 5천465억 원 규모의 세출 구조조정을 추진하며 조직 안팎에 고통 분담을 요구하는 상황이라면 어떤 예산은 유지하고 어떤 예산은 줄이는지에 대한 우선순위와 판단 기준은 충분히 설명될 필요가 있다.

 

‘대형언론 독식’을 단정하는 것이 아니다…자료를 공개하라는 것이다

 

지역 언론계에서는 중앙언론과 방송, 일부 대형 매체와 언론사 주최 행사 등에 광고·홍보비가 상대적으로 집중되는 것 아니냐는 문제 제기가 나온다. 그러나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를 사실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자료 공개다.

 

경기도와 경기도의회가 2024년부터 2026년 현재까지 언론사별 광고 집행액과 건수, 신문·방송·인터넷별 집행 총액, 중앙언론과 경기지역 언론의 집행 비중, 언론사 주최 포럼·시상식·박람회·기획사업 등에 지급한 광고·협찬성 예산, 그리고 현재 남아 있는 홍보예산 잔액을 공개하면 된다.

 

특정 대형 매체에 광고비가 과도하게 집중됐다는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면 자료가 이를 증명할 것이다. 반대로 지역신문과 인터넷언론의 집행 비중이 현저하게 낮거나 예산 감액의 충격이 소규모 지역매체에 집중됐다면 그 역시 숫자가 보여줄 것이다.

 

경기도가 스스로 한 말을 지키고 있는지 묻는 것이다

 

결국 이 문제는 경기도가 2026년도 예산을 편성하면서 스스로 내세웠던 명분으로 돌아간다. 경기도는 언론홍보 예산을 늘리면서 도민의 알권리 보장과 지역언론 지원 강화를 강조했다.

 

인터넷언론 홍보예산을 증액하면서도 지역 인터넷신문에 대한 지원 기능 강화를 이유로 들었다. 그렇다면 불과 몇 달 뒤 지역·인터넷언론 현장에서 광고 집행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면 경기도가 답해야 할 질문은 복잡하지 않다.

 

당초 편성한 홍보예산은 지금까지 누구에게, 얼마를, 어떤 기준으로 집행했는가. 그리고 2027년도 홍보예산을 다시 줄인다면 그 감액은 매체 규모와 관계없이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적용되는가.

 

지역언론이 요구하는 것은 특혜가 아니다. 경기도가 스스로 강조했던 공정한 집행과 지역언론과의 상생이 실제 예산 집행에서도 지켜지고 있는지를 확인하자는 것이다. 홍보비는 언론사의 돈이 아니다. 도민의 세금이다. 따라서 얼마를 편성했는지만큼이나 누구에게, 얼마를, 어떤 기준으로 지급했는지가 중요하다.

 

경기도와 경기도의회가 “재정이 어렵다”고 설명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숫자로 설명해야 한다. 경기도 언론홍보비가 정말 부족한 것인지, 아니면 지역신문과 인터넷언론에 돌아갈 몫만 부족한 것인지. 그 답은 해명이 아니라 집행내역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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