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헤드라인=문수철 기자] 제12회 화성송산포도축제가 5일 화성 에코팜테마파크에서 열렸지만, 현장에서는 축제의 즐거움보다 주차와 이동 불편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오후 3시 30분 개막식을 앞두고 본지는 오전 9시 30분께 행사장을 찾았지만 이미 인근 주차공간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행사 관계 차량임을 알리는 비표가 있어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결국 행사장 건너편 상당히 떨어진 곳에 차량을 세운 뒤 약 25분을 걸어 이동해야 했다. 차량 정체까지 이어지면서 일부 일행은 주차하지 못한 채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문제는 이번 행사가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올해로 12회째다.
10년 넘게 축제를 열었다면 예상 방문객과 차량 규모, 임시주차장 확보, 원거리 주차장과 행사장 간 수송대책 정도는 충분히 준비했어야 한다.
에코팜테마파크 입구에는 20여 명 안팎이 탈 수 있는 자동차 형태의 셔틀 2대가 번갈아 운행됐다. 그러나 많은 방문객을 실어 나르기에는 수송 능력이 턱없이 부족했다. 현장에서는 홍보용 성격이라는 설명도 나왔지만, 그렇다면 더욱 실질적인 셔틀대책이 별도로 마련됐어야 한다.
‘셔틀이 있었다’는 것과 ‘수송대책이 있었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다. 올해는 에코팜테마파크 개장과 함께 캠핑장도 운영되고 있고, 여기에 송산포도축제까지 한 공간에서 열렸다.
그렇다면 축제 방문객뿐 아니라 기존 시설 이용객의 차량과 동선까지 고려해 행사장 수용능력을 먼저 따졌어야 한다.
행사장 내 먹거리 여건도 아쉬웠다. 음식점은 자리를 잡기 어려웠고 대기까지 이어졌다. 푸드트럭도 있었지만 많은 방문객을 감당하기에는 한계가 분명했다.
축제는 사람을 많이 불러 모았다고 성공하는 것이 아니다. 주차하고, 이동하고, 먹고, 쉬는 기본적인 과정이 불편하다면 아무리 좋은 프로그램을 마련해도 방문객의 만족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화성시는 이번 축제가 끝난 뒤 방문객 수와 판매실적만 놓고 ‘성공적인 축제’였다고 평가해서는 안 된다. 주차 수용능력과 교통 동선, 셔틀 수송력, 먹거리와 휴식공간이 실제 방문객 규모를 감당할 수 있었는지부터 냉정하게 돌아봐야 한다.
특히 오전부터 주차난이 벌어지고 원거리 주차에 의존해야 했다면 단순히 ‘예상보다 많은 방문객이 찾아왔다’는 말로 넘길 일이 아니다. 방문객이 많이 찾을 것을 예상하고 그에 맞는 공간과 교통대책을 마련하는 것까지가 축제를 준비하는 행정의 몫이기 때문이다.
사람을 불러 모으는 것은 홍보의 능력이고, 찾아온 사람을 불편 없이 맞는 것은 행정의 능력이다. 축제의 성패는 무대 위 개막식이나 방문객 숫자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행사장을 찾기 위해 차 안에서 얼마나 기다렸는지, 얼마나 멀리 차를 세우고 걸어야 했는지, 셔틀을 얼마나 기다렸는지도 시민에게는 모두 ‘축제의 기억’으로 남는다.
제12회 화성송산포도축제라면 이제 “사람이 많이 와서 어쩔 수 없었다”는 설명은 통하기 어렵다. 12번의 축제를 치렀다면 어디에서 차량이 막히고 주차장이 얼마나 필요하며 몇 대의 셔틀이 있어야 하는지에 대한 경험도 쌓였어야 한다.
축제의 횟수는 현수막에 적는 숫자가 아니라 행정의 경험을 증명하는 숫자여야 한다. 12회째에도 방문객이 포도보다 먼저 ‘주차 전쟁’을 만나야 했다면 화성시가 되돌아봐야 할 것은 축제의 흥행 성적이 아니라 준비의 수준이다.
12년의 경험이 현장에서 보이지 않는다면 ‘제12회’라는 이름은 자랑이 아니라 오히려 행정의 준비 부족을 묻는 숫자가 될 수밖에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