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의회 제12대 전반기 원구성을 둘러싼 논란이 정치권을 넘어 도민사회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의장에 이어 부의장 2석까지 모두 차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압도적인 의석수를 앞세운 결정이다.
법적으로 문제는 없다. 다수당이 의장단을 구성하는 것은 관련 법령과 의회 운영 절차상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정치는 법만으로 평가받지 않는다. 국민이 정치를 바라보는 기준은 ‘할 수 있느냐’가 아니라 ‘그래야 하느냐’에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그동안 기회가 있을 때마다 협치를 말했다. 상생을 말했고, 소통을 강조했으며, 대화와 타협을 민주주의의 기본 가치라고 주장했다. 소수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고 했고, 견제와 균형이 건강한 지방자치를 만드는 원동력이라고 강조해 왔다.
하지만 지금 경기도의회의 모습은 과연 그 약속과 얼마나 닮아 있는가. 부의장 한 자리조차 야당과 나누지 않겠다는 모습은 협치보다 독주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더욱이 경기도의회는 12명 이상의 의원이 모이면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하고 있으며, 의회 운영 역시 교섭단체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교섭단체 대표의원 간 협의를 통해 주요 의사일정을 조율하고 상임위원회 구성과 운영에서도 교섭단체의 역할을 인정하고 있다.
상임위원회는 교섭단체별 참여와 부위원장 배분 등을 통해 일정 부분 균형을 유지하려 하면서도 정작 의회를 대표하는 의장단에서는 야당 교섭단체를 배제한다면 이는 단순히 자리 배분의 문제가 아니다. 법률 위반 여부를 떠나 교섭단체 제도를 둔 취지와 협치의 정신을 스스로 훼손하는 것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부의장은 단순한 직책이 아니다. 의장을 보좌하고 회의를 공정하게 운영하며, 여야를 아우르는 의회 운영의 균형추 역할을 하는 자리다. 그래서 역대 많은 지방의회에서는 법적 의무가 없더라도 제1야당에 부의장 한 자리를 배려하는 정치적 관행을 이어왔다.
이는 권력을 나누기 위해서가 아니라 지방의회의 민주성과 대표성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정치적 약속이었다.
민주당은 “도민이 만들어준 다수 의석인 만큼 책임 있게 운영하겠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책임은 권한을 모두 행사하는 것이 아니라 권한을 절제할 줄 아는 데서 시작된다. 다수당이 모든 것을 가질 수 있다고 해서 반드시 모두 가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 힘이 있을 때 양보하는 정치가 진정한 협치다.
다수당의 품격은 의석수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상대를 존중하는 태도에서 나온다. 국민의힘이 요구하는 것은 의회를 넘겨달라는 것이 아니다. 교섭단체로 인정받는 정당으로서 최소한의 의장단 참여와 견제의 공간을 인정해 달라는 것이다. 그 요구마저 외면한다면 민주당이 그동안 강조해 온 협치는 결국 정치적 구호에 머물렀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민주주의는 승자가 모든 것을 독점하는 제도가 아니다. 특히 지방의회는 여야가 경쟁하면서도 도민을 위해 함께 책임지는 공간이어야 한다. 이번 원구성은 단순히 부의장 한 자리를 누가 맡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더불어민주당이 스스로 말해온 협치를 행동으로 증명할 것인지, 아니면 의석수만 앞세운 승자독식의 정치로 기억될 것인지를 가르는 시험대다. 권력은 선거를 통해 언제든 바뀔 수 있다. 그러나 권력을 어떻게 사용했는지는 오랫동안 기록으로 남는다.
지금 경기도민이 지켜보는 것은 민주당의 의석수가 아니다. 민주당이 그동안 외쳐온 ‘협치’라는 가치가 실제 정치에서 어떻게 실천되는가이다. 협치는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증명된다. 그리고 그 행동은 바로 지금, 경기도의회에서 시험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