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수철 기자가 본 세상 데스크 칼럼] 군포의 전환, 관건은 ‘계획’이 아니라 ‘체감’이다

  • 등록 2026.01.15 16:5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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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본신도시 재정비와 철도 지하화 등으로 삶의 질 개선 목표
웨어러블 로봇과 바이오 R&D로 산업 전환 시도

 

군포시가 ‘기성도시’라는 오래된 이미지를 벗고 미래도시로 전환하겠다고 15일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선언했다. 2026년을 목표로 한 시정운영 계획은 방향만 놓고 보면 분명하다. 문제는 언제나 그렇듯, 선언이 아니라 결과다.

 

도시는 스스로의 이미지를 바꾸기 어렵다. 한 번 굳어진 인식은 수십 년간 시민의 일상과 외부의 시선을 동시에 규정한다.

 

군포시가 오랫동안 ‘기성도시’로 불려온 이유도 여기에 있다. 노후화된 주거환경, 도시를 가로막아 온 철도와 단절된 교통 구조, 성장 동력이 약화된 산업 기반은 도시의 가능성을 제약해 왔다. 그렇기에 2026년을 목표로 한 시정운영 계획은 단순한 정책 나열이 아니라, 군포가 스스로를 재정의하겠다는 전환 선언에 가깝다.

 

이번 계획의 핵심은 분명하다. 개발의 속도가 아니라 삶의 질을 기준으로 도시의 체질을 바꾸겠다는 것이다. 산본신도시 재정비를 포함한 노후 주거지 개선은 ‘빠른 추진’보다 ‘예측 가능한 원칙’을 전면에 세웠다. 기준을 명확히 하고 시민과의 소통을 전제로 한 정비는 갈등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신뢰를 축적하는 현실적인 선택이다. 재정비는 공사가 아니라 관계를 다시 설계하는 일이라는 점에서, 방향은 옳다.

 

교통 구조 혁신은 군포 전환의 분수령이다. 철도 지하화와 경부선·안산선 지하화는 이동 편의의 문제가 아니다. 지상 공간의 회복은 단절된 생활권을 잇고, 보행과 일상이 중심이 되는 도시로의 전환을 가능하게 한다. 교통은 결국 삶의 질이다. 이 과제가 실현되느냐에 따라 ‘기성도시’라는 꼬리표를 떼어낼 수 있을지가 갈린다.

 

경제 전략에서도 선택과 집중이 읽힌다. 웨어러블 로봇 실증센터와 당정동 공업지역의 바이오 R&D 전환은 ‘제조 도시의 관성’에서 벗어나 미래 산업으로 이동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동시에 소상공인 지원, 지역화폐 운영, 전통시장 활성화를 병행한 점은 대기업 유치만으로는 지역 경제의 온기를 지킬 수 없다는 현실 인식의 결과다. 산업 전환과 생활 경제를 동시에 붙잡겠다는 균형감각은 평가할 만하다.

 

청년 정책은 도시의 지속 가능성을 가늠하는 리트머스 시험지다. 청년공간 ‘플라잉’을 거점으로 한 진로·취업·창업 지원은 복지가 아니라 생존 전략이다. 청년이 떠나는 도시는 늙고, 돌아오지 않는다. 군포가 청년을 붙잡겠다면 공간 조성보다 중요한 것은 실제 일자리와 정착 가능성이다. 계획이 일상으로 내려오지 못하면, 청년 정책은 상징에 그친다.

 

돌봄과 복지, AI 기반 생활 밀착 정책은 ‘작지만 체감 가능한 변화’를 노린다. ‘군포 얼음땡’, ‘군포 핫뜨거’ 같은 시도는 숫자보다 시민 경험을 중시하겠다는 메시지다. 축제와 문화 행사 역시 보여주기식 이벤트를 넘어 시민 참여와 지역 활력으로 이어질 때 비로소 의미를 갖는다.

 

하은호 시장이 반복해 강조한 “시민이 체감하는 변화”는 이제 약속이 아니라 평가 기준이다. 계획은 이미 충분히 제시됐다. 남은 것은 실행의 속도와 일관성, 그리고 소통의 지속성이다. 도시의 전환은 단기간에 완성되지 않는다. 그러나 방향이 분명하고 시민이 동행한다면 변화는 축적된다.

 

군포의 2026년은 목표이자 시험대다. ‘기성도시’라는 오래된 이름을 내려놓았는지의 여부는 문서가 아니라 시민의 일상이 증명할 것이다. 전환은 선언으로 시작됐고, 이제 답은 체감으로 남았다.

 

문수철 기자 aszx12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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